[사설] ‘남은 애들 권리’ 강조하던 김포FC 유소년/그 ‘남은 애들’끼리 폭행해 9명 퇴출됐다

경기일보 2023. 6. 1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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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각인된 불명예 그림자는 짙고 길다. 좀처럼 벗어나기 어렵다. 유사시 쏟아지는 비난도 배가 된다. 김포FC 유소년팀이 그래 보인다. 그렇게 주장할 수 있다. 우리도 김포FC유소년을 또 논평하기가 고민이다. 하지만 그렇게 봐 넘기기 어렵다. 김포FC에서의 일련의 일들은 특별하다. 타 구단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사건이 아니다. 축구단 소속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가해자로 지도자가 지목됐다. 구단은 지도자 처리에 미온적이었다.

피해 학생 유족, 김포 시민단체 등이 일어났다. 1년 넘겨 대한축구협회의 징계가 내려졌다. 전 감독 1명과 전 코치 2명에게 자격정지 2, 3년이 내려졌다. 유족들은 ‘징계가 가볍다’며 이의 신청을 예고했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김포FC가 했던 주장이 있다. “(남은) 아이들은 누가 책임질 건가.” 서영길 대표이사의 발언이었다. 그랬던 김포FC에서 또 비위가 터졌다. 바로 그 ‘남은 아이들’ 간의 폭력이다. 성추행에 하극상 폭행 주장까지 들린다.

상당 부분 사실인 듯하다. 가해 선수로 지목된 6명이 퇴출됐다. 방관자 3명도 퇴출되거나 스스로 나갔다. 선수 9명이 이 일로 사라진 것이다. 김포FC 유소년 선수가 30명 정도다. 선수단의 3분의 1이 한 사건으로 사라진 셈이다. 우리 주변에 이런 사건이 있었나. 학창 시절 폭력 이력은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다. 많은 유명인들이 이 문제로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 거기 운동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선수단이 무더기로 사라지는 사건은 없다.

이런 사건이 또 김포FC 유소년에서 생긴 것이다. 사건 발생은 지난달이다. ‘극단적 선택 사건’에 대한 처리가 진행되던 차다. 대한축구협회의 결정 지연, 구단 측의 미온적 대처 등이 논란이었다. 유족과 시민단체 등은 시청까지 찾아가 항의를 하곤 했다. 그 와중에 발생한 집단 폭행이다. 선수단 가족이 본보에 밝혔다. “피해 학생 쪽은 아이가 불이익을 당할까 봐 말도 못 꺼내게 하고 있다... 선수단 쪽에서 조용히 처리하려고 쉬쉬하는 듯하다.”

차제에 분명히 밝히고 가야 할 주장이다. ‘극단적 선택’ 때도 그런 논란이 있었다. 은폐하고, 축소하고, 미온적이었다. 그런데 또 그렇다는 건가. 사건의 정확한 진실, 구단의 은폐 시도 여부, 조사와 징계의 적정성 등을 섬세하게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정확히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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