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강원특별자치도 이렇게 달라진다

김진태 2023. 6. 1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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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필자는 오늘부터 강원특별자치도지사로 집무를 시작한다. 시민들로부터 강원특별자치도가 되면 뭐가 달라지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먼저 명칭이 바뀐다. 당장 오늘 강원특별자치도청으로 현판을 바꿔 단다. 그 많은 공공기관의 명칭이 바뀌고 교통표지판까지 바뀐다. 줄잡아 2400개 정도가 이미 교체됐다. 행정전산망에서도 오류가 없도록 미리 꼼꼼히 준비해서 지금 정상작동 중이다.

그럼 명칭만 바뀌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뭐가 달라지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앞으로 두고두고 해야 할 숙제다. 제주도가 제주특별자치도로 바뀐 지 17년이 됐지만 아직도 제주도 사람 절반 정도는 뭐가 바뀌었는지 잘 모른다고 한다. 우리는 그럼 안 된다.

강원도는 그동안 국민들에게 많은 추억을 선물했다. 학창시절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온 분도 있고, 강촌에 MT를 온 분도 있고, 화천 이기자부대나 양구 21사단에서 군 생활을 한 분도 있고, 강릉 정동진에서 해돋이를 보신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그 아름다운 추억의 이면에는 강원도민들의 눈물과 한숨이 있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한강의 기적의 뒤안길에 강원도가 있었다.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소양강댐이 없었다면, 만든 전기 대부분을 수도권으로 보낸 동해안 화력발전소가 없었다면, 세계사상 유례가 없는 탄광 사고로 4000여 명의 희생자를 낸 강원도 광부들이 없었다면, 아마도 한강의 기적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 강원도가 지금 지역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횡성 둔내면 두원2리 마을에서 28년 만에 아기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고 한다. 인구소멸은 이제 우려가 아닌 현실이다. 이래선 안 되겠다고, 우리도 한번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강원도사람들이 떨치고 일어난 것이 바로 이번 강원특별자치도다.

특별 자치시대가 이제 진짜 열렸다. 하지만 강원특별자치도가 된다고 자동으로 잘 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잘살게 되는 법은 세상에 없다. 오히려 못살 수도 있다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되고, 그에 따른 책임까지 지게 된다. 그래서 강원특별자치도의 영어표기를 ‘Gangwon State(강원 스테이트)’라고 정해 미국의 주처럼 고도의 자치분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제 모든 것이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우리는 이번 법 개정을 통해 확보한 권한을 발판으로 미래산업 글로벌도시로 나아갈 것이다. 며칠 전 공식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강조하셨듯이 강원도에서도 첨단미래산업을 키워야 한다. 반도체, 바이오 헬스, e모빌리티, 수소산업이다. 관광도 산업화하고 농업도 산업화해야 한다. 그렇게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그래서 기업이 들어오고 사람이 넘쳐나고 우리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자유의 땅으로 만들 것이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는 데 41년 걸렸다. 앞으로 강원특별자치도에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철원의 농업진흥지역, 소위 절대농지 면적은 철원군 농지의 105%다. 앞으로 강원특별자치도에선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강원도 땅의 82%가 산림인데, 산림규제 면적은 강원도 땅의 90%다. 이러니 축사 하나, 농막 하나 제대로 지을 수 없었다. 앞으로 강원특별자치도에선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임자, 해봤어?”로 유명한 우리 강원도가 낳은 왕회장, 정주영 회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우리가 잘되는 것이 나라가 잘 되는 것이고, 나라가 잘되는 것이 우리가 잘 될 수 있는 길이다.”

그렇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잘 되는 것이 대한민국이 잘 되는 길이다.

강원도는 더 이상 수도권 주민들의 미래를 위해 남겨 놓은 땅이 아니다. 우리는 당장 지금부터 행복할 권리가 있다. 그동안 강원도는 대한민국을 위해 ‘양보’했지만 이제 강원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을 위해 ‘발전’할 것이다.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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