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골프 배운' 최승빈... 성대생 골퍼는 우승으로 증명했다 '최고권위 대회에서'

안호근 기자 2023. 6. 1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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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최승빈이 11일 K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KPGA
싱글 스코어를 몇 번 경험한 아버지는 골퍼를 꿈꾸는 자녀에게 많은 깨달음을 줬다. 최승빈(22·CJ)은 우승을 꿈꿨다. 아버지의 말씀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최승빈은 11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 컨트리클럽 남·서 코스(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66회 KPGA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 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한 개를 묶어 7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최승빈은 투어 데뷔 후 23개 대회 만에 프로 첫 정상에 올랐다. 박준홍(22·우리금융그룹)을 한 타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은 3억 원을 손에 넣었다.

최승빈은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KPGA 선수권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역대 24번째 선수다. 최근 10년간 KPGA 선수권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6번째 선수이기도 하다.

우승 후 감격스러워하는 최승빈. /사진=KPGA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치면서 지난해 코리안투어에 데뷔했고 그동안 굵직한 성과를 이루진 못했으나 이날 드디어 정상에 섰다.

공동 2위로 시작한 최승빈은 3번 홀(파5) 첫 버디를 잡아내더니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후반에도 기세를 이어 10번, 11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16번 홀(파4) 보기로 주춤했으나 17번 홀(파3)과 18번 홀(파4)에서 연달아 타수를 줄였다.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박준홍이 동타에서 맞은 18번 홀에서 파 퍼트를 놓치며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KPGA에 따르면 최승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K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는 것이 꿈만 같고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쌓인 경험이 빛을 발했다. 최승빈은 "2022년은 투어 첫 해였다. 초반엔 분위기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이후에는 기술적인 부분 등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진행한 전지훈련에서 정말 많이 준비했다"며 "아마추어 때는 좋은 성적을 내기 보다는 많은 경험을 쌓기 위해 경기했다. 아마추어 시절에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 때 경험했던 것들을 지금 투어를 뛰면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승빈은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 티샷 비거리가 321.60야드(294m)로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이번 대회에도 그의 장타는 빛났다. 정찬민(324.57야드) 버금가는 비거리를 자랑한다. "어렸을 때부터 장타자였다"는 최승빈은 "정찬민 선수랑 연습 라운드를 계속 같이 하고 있는데 둘 다 세게 치면 정찬민 선수가 당연히 더 멀리 나간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는 최승빈. /사진=KPGA
지난해부터 이시우 프로에게 배우고 있는 최승빈. 그러나 처음 골프를 알려준 건 아버지였다. 그는 "아버지에게 배웠다. 아버지는 아마추어다(웃음). '클럽 챔피언'까지는 아니고 70대 타수는 몇 번 기록하셨다고 들었다"며 "아버지가 골프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시고 내게 가르쳐 주셨다. 독학도 많이 했다. 지난해부터 이시우 프로님과 함께 하고 있다. 13세에 골프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골프 외적으로도 많은 교훈을 준 아버지다.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정규 수업을 다 받았다. 학교가 끝난 뒤 훈련을 시작했다. 부모님께서 골프를 시작했을 때부터 공부와 골프를 병행하라고 말씀하셨다"며 "그런데 주변에서 '그렇게하면 운동이 잘 안될 것'이라는 말도 종종 들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꼭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품었다. 공부와 운동을 함께 하려고 하는 학생들도 많다. 꼭 성공해 우리나라에서 롤 모델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목표로 삼았던 서울대학교 진학은 이루지 못했으나 또 다른 명문대인 성균관대에 재학 중이다. 이번 우승으로 학교의 명예도 드높였다.

우승상금 또한 'KPGA 선수권대회 우승자' 최승빈을 있게 한 부모님을 위해 쓰겠단다. "부모님이 이사를 계획 중"이라며 "나는 현재 학교 때문에 용인에서 거주 중이지만 이사 비용에 보탤 것"이라고 말해 애틋한 효심을 나타냈다.

최승빈이 우승자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KPGA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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