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사회 뒤흔든 수학 천재 ‘폭탄 테러범’

서필웅 2023. 6. 1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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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바머'(Unabomber)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미국 명문대 최연소 수학교수 출신 '반기술주의 테러범' 테드 카진스키가 81세 나이로 사망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연방교도소에 갇혀 있던 카진스키는 이날 자신의 감방에서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돼 의료센터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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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바머’ 카진스키 옥중 사망
명문대 최연소 수학교수 출신
“기술 통한 문명 발전은 재앙”
17년간 대학 등에 폭탄 테러
수사망 피하다 1996년 체포돼

‘유나바머’(Unabomber)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미국 명문대 최연소 수학교수 출신 ‘반기술주의 테러범’ 테드 카진스키가 81세 나이로 사망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연방교도소에 갇혀 있던 카진스키는 이날 자신의 감방에서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돼 의료센터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교도소 측은 사망 원인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나 NYT는 카진스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카진스키는 1978년부터 1995년까지 미국의 대학 등에 소포로 사제폭탄을 보내 3명을 숨지게 하고 23명을 다치게 만든 테러범이다. 테러 초기 미 연방수사국(FBI)은 미지의 범인이 대학(University), 항공사(Airline)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폭파범(Bomber)이란 뜻에서 ‘유나밤’(UNABOM)이라는 코드명을 붙였고, 이후 그는 대중과 미디어에 ‘유나바머’로 불렸다.
테드 카진스키(가운데)가 1996년 미국 몬태나주의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뒤 교소로 이송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카진스키는 1995년 언론사에 52쪽 분량의 성명을 보내며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인물로 떠올랐다. 그는 성명서에서 기술을 통한 문명 발전은 필연적으로 인류의 재앙이 될 것이라면서 혁명을 통해 산업사회를 전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언문은 17년간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던 카진스키 검거에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카진스키의 동생이 가족들과 연락을 끊은 형의 문체와 선언문의 문체가 비슷해 보인다고 제보했고, FBI가 1996년 몬태나주 오지에서 그를 체포했다.

검거 뒤 드러난 테러범의 정체는 대중을 경악하게 했다. 그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에서 사상 최연소 교수를 역임한 수학천재였던 것. 16세 때 하버드대 수학과에 입학 뒤 수학교수가 돼 어린 나이에 학계에서 인정을 받았지만 교수 임용 2년 만에 사표를 낸 뒤 잠적했다.

그는 몬태나주 산림의 생태계 파괴와 개발에 분노해 폭발물 제조법을 익혀 테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 뒤 카진스키는 정신분열증을 주장하며 유리한 판결을 받으려는 변호인의 전략을 거부하고 범행 사실을 인정했고, 법원은 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카진스키는 수감 뒤에도 대중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그가 검거됐던 1990년대 중반만 해도 두드러지지 않았던 기술의 악영향이 21세기 이후 부각됐기 때문이다. NYT는 “정치적 변화와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일부 사람들은 카진스키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됐다”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만든 악영향에 시달리고 기후 파멸을 두려워하는 젊은이들에게 카진스키는 엄청난 예측력을 발휘한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라고 평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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