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낭만닥터 김사부3’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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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강성심병원 응급실은 화·목·토·일에만 야간에 소아청소년과(소청과) 전문의가 상주한다.
동탄성심병원 응급실은 아예 소청과 진료를 중단했다.
국내 첫 아동전문병원인 서울 용산 소화병원도 이달부터 휴일 진료를 한시적으로 멈췄다.
친한 부모들끼리 진료가 가능한 소아응급실 목록을 정리해 공유하는 일은 일상이 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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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정상은 의사가 부족한 탓이다. 전국 수련병원의 소청과 레지던트(전공의) 지원율은 2019년 80%에서 지난해에는 16.6%로 급감했다. 다른 분야와 달리 낮은 수가와 열악한 근무강도 탓이라지만 소청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부인과·외과 등 필수의료 분야 기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그나마 남아 있던 소청과 인력은 직무 전환교육을 거쳐 ‘돈이 되는’ 피부와 비만, 당뇨 치료 등의 진료과목으로 눈을 돌린다. 이러니 ‘응급실 뺑뺑이’ 사망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끊이지 않는다. 정부가 경증환자는 상급병원 응급실 이용을 금지하기로 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다.
종영을 향해 치닫고 있는 모 방송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 시청률이 고공비행 중이다. ‘전작만 한 시리즈물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있다. 자극적 소재나 막장 전개 없이 권력과 돈에 굴하지 않고 필수 의료분야인 일반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에서 유일하게 ‘트리플보드’를 달성한 천재 외과의사에 시청자들은 열광한다. 오로지 환자의 생명만을 바라보는 의료인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물론 생명을 다루는 일을 ‘낭만’으로 표현하기는 무리다. 전남 진도에 31년 경력의 김현태(60) 소청과 전문의가 진료를 시작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거창한 소신보다는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라는 이유에서다. ‘낭만’까지는 아니더라도 아픈 이들을 고쳐주는 ‘현실’ 닥터가 필요한 시대다. 정부도 의료인의 덕목만 내세우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을 살리도록 의료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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