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AI’의 명과 암

2023. 6. 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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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AI를 개발하고 AI를 활용해 기업을 운영해온 학계와 업계를 대표하는 리더들이 AI의 위험을 경고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3월22일과 31일에는 AI의 위험성을 숙고하기 위해 AI 개발을 6개월간 중단하자는 주장과 이에 서명한 저명한 인물들이 공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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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되고 있다. 근래 사람들이 아주 쉽게 자신의 컴퓨터에서 체험해본 ‘챗GPT’는 단박에 놀라운 AI의 존재를 인식하게 했다. 인간이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한 정보를 거의 즉각적으로 특정 개인이 소유할 수 있게 하는 초현실 같은 현실이었다. 그러나 AI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치명적인 해악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AI를 개발하고 AI를 활용해 기업을 운영해온 학계와 업계를 대표하는 리더들이 AI의 위험을 경고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AI로 인한 인간 절멸의 위험은 팬데믹이나 핵전쟁처럼 위험하므로 전 세계가 우선순위로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월22일과 31일에는 AI의 위험성을 숙고하기 위해 AI 개발을 6개월간 중단하자는 주장과 이에 서명한 저명한 인물들이 공개되기도 했다.

물론 AI의 가치와 미래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보여주는 사례는 차고 넘친다. AI의 연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그래픽반도체(GPU)의 90% 이상을 공급하는 ‘엔비디아’라는 업체의 시가총액이 지난달 30일 뉴욕증시에서 장중 1조달러(약 1324조원)를 돌파한 것도 한 예이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약 426조원)의 3배로 세계적으로 9개 기업만 도달했던 꿈의 수치이다.

인간의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하여 AI에 거는 기대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인류는 처음 비언어 동작과 소리, 그림과 상형문자를 사용하다가 문자로 발전시켜서 정보의 질을 높였다. 또한 기술 발명을 통하여 소리와 영상을 저장하고 재생산하여 라디오, 텔레비전, 영화와 같은 정보환경을 일구었다. 근래에는 컴퓨터와 디지털 기술을 발명하여 어떤 종류(문자, 텍스트, 소리, 화상, 동영상)의 정보도 ‘동등한 질’을 공유하게 하여 단일 정보로 결합할 수 있는 능력(multimodality)을 갖추었다.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역사는 ‘보다 정교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수요(욕구)와 공급(충족)의 순환 관계를 통한 인간과 사회에 대한 기여였다. 정치와 경제 위주의 국가체제, 사회체제, 생활체제, 가치체제가 뿜어내는 삭막함 속에서 사람들 간의 소통과 관계 형성을 통해 ‘협력하는 따뜻한 공동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려는 역할을 감당했다.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며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로 3대 혁명(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을 꼽았다(‘사피엔스’). AI가 ‘제4의 혁명’이 되는 길은 무엇일까. 기술결정론에 따른 성급한 비관이나 낙관은 아닐 것이다. 하라리는 “인간은 새로운 힘을 얻는 데는 극단적으로 유능하지만, 이 같은 힘을 더 큰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는 매우 미숙하다. 우리가 전보다 더 큰 힘을 지녔는데도 더 행복해지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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