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낙뢰도 막지 못한 박민지,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3연패’
최근 2년 연속 6승 ‘대세’ 이어가
하늘의 심술도 박민지(25·사진)의 집념을 막지 못했다.
박민지가 2023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에서 이예원과 연장전 끝에 시즌 첫 승을 거두며 대회 3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KLPGA 투어 단일 대회 3연패는 고 구옥희(3회), 박세리, 강수연, 김해림에 이은 대기록이다.
최근 2년 연속 6승을 올린 ‘대세’ 박민지는 11일 강원 양양 설해원 더 레전드 코스(파72·6495야드)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4개로 1타를 줄이고 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 이예원과 공동 선두로 마친 뒤 첫 연장에서 승리했다. 우승상금은 2억1600만원.
18번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에서 박민지는 투 온에 성공한 뒤 3.5m짜리 이글퍼트를 넣었다. 먼저 시도한 이예원의 이글퍼트가 홀 앞에서 살짝 방향을 틀어 빗나간 뒤 성공한 쐐기 퍼트였다.
지난해 시즌 최종전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11월) 이후 7개월 만에 우승한 박민지는 시즌 첫 승 및 통산 17승을 거둬들였다. 이번 시즌 7개 대회에서 3차례 톱10에 머물고 지난주 E1 채리티 오픈에서는 컷 탈락하는 등 부진했지만 “3연패를 위해 이번엔 이를 악물고 치겠다”던 뜻을 이뤘다. KLPGA 단일 대회 3연패는 2016년 김해림 이후 7년 만이다.
박민지는 경기 뒤 “후반에 너무 많이 긴장해 속이 울렁거리고, 숨을 쉬기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털어놓으며 “그동안 성적에 심취해 초심을 잃은 것 같아 다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책을 읽고 일기를 쓰는 등 많은 노력을 했는데, 애쓴 만큼 이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3연패는 험난했다. 전날 내린 폭우로 2라운드 마지막 2홀을 마치지 못해 이날 아침 일찍 잔여경기를 치른 박민지는 박주영과 나란히 공동 선두(10언더파)로 출발했다. 13번홀까지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고 중간합계 12언더파를 이뤄 이예원, 이소미, 홍정민 등 공동 2위 그룹에 3타 차로 앞서갔다.
박민지의 낙승이 점쳐지던 때, 기상 악화가 큰 변수가 됐다. 오후 1시20분 낙뢰로 경기가 중단됐고, 오랜 기다림 끝에 오후 4시34분에야 재개됐다.
긴 중단이 흐름을 바꿨다. 박민지는 경기 재개 후 보기 2개를 범해 추격을 허용했고,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낸 이예원과 마지막 승부를 벌였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도 부정선거라 생각했다”···현장 보고 신뢰 회복한 사람들
- 국힘 박상수 “나경원 뭐가 무서웠나···시위대 예의 있고 적대적이지도 않았다”
- 늙으면 왜, ‘참견쟁이’가 될까
-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이사장 해임 “모두 이유 없다”…권태선·남영진 해임무효 판결문 살펴
- 내란의 밤, 숨겨진 진실의 퍼즐 맞춰라
- ‘우리 동네 광장’을 지킨 딸들
- 대통령이 사과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사과해요, 나한테
-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 차량 돌진…70명 사상
- [설명할경향]검찰이 경찰을 압수수색?···국조본·특수단·공조본·특수본이 다 뭔데?
- 경찰, 경기 안산 점집서 ‘비상계엄 모의’ 혐의 노상원 수첩 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