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여신…세계 1위 시비옹테크, 무호바 꺾고 ‘프랑스 오픈 2연속 정상’
클레이코트 최강 ‘또다시 증명’
윌리엄스 이후 최연소 메이저 4승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가 프랑스 오픈 여자 단식에서 2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시비옹테크는 10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에서 카롤리나 무호바(체코·43위)를 2-1(6-2 5-7 6-4)로 꺾었다.
2020년, 2022년 프랑스 오픈을 제패한 시비옹테크는 최근 4년 새 세 차례나 우승하며 이 대회에 특히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프랑스 오픈에서 여자 단식 2연패 달성은 2005~2007년 3연패를 이룬 쥐스틴 에넹(벨기에) 이후 16년 만이다.
시비옹테크는 2017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의 출산 이후 혼전 양상이던 여자 테니스 무대에서 최강자 자리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US오픈에서도 우승한 시비옹테크는 개인 통산 네 번째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2001년 5월생인 시비옹테크는 윌리엄스 이후 21년 만에 최연소로 메이저대회 4승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시비옹테크의 노련한 경기 운영, 집념이 빛났다.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른 무호바는 이 경기에서 2세트를 따내며 이번 대회 참가 선수 중 유일하게 시비옹테크를 상대로 세트를 가져왔지만, 1세트에서만 시비옹테크(5개)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실책을 쏟아내면서 경기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무호바는 위너에서 30-19로 앞섰지만, 실책도 28-27로 더 많았다. 3세트부터 접전이 펼쳐졌다. 브레이크를 허용하면서 게임 스코어 0-2로 끌려가던 시비옹테크는 두 게임을 연달아 따냈다.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무호바가 브레이크에 성공했지만, 시비옹테크도 바로 브레이크로 맞받아쳤다. 4-4에서 서브게임을 지키며 앞서간 시비옹테크는 무호바의 서브게임을 가져오며 2시간46분에 걸친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3세트 중반 위기 상황에 관한 질문을 받고 “점수를 생각하지 않고 내 직감을 믿었다. 그렇게 부담을 덜면서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행동하는 양심으로서의 면모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이날 경기에서도 이웃 나라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의 리본을 모자에 달고 나선 시비옹테크는 우승 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은 러시아의 침략을 멈추기 위해 테니스계가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내 생각을 반복하는 것뿐이다”라고 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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