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학교는 "원작 팬이 아니라면 평범한 비주얼 노벨"
지금 우리 학교는'이란 제목을 아시나요? '지우학'이라는 명칭으로도 유명하죠. 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좀비 아포칼립스물로 평범한 학교에서 벌어진 감금사건을 필두로 시작되는 사건을 담았어요.
지우학이 게임으로도 탄생했습니다. 이키나게임즈가 만들었고, 스토브 런처에서 플레이 가능합니다. 고퀄리티 일러스트로 이루어진 연출과 인물 한명 한명 개성을 확인할 수 있는 캐릭터 아트, 전문 성우가 연기한 풀 보이스 비주얼 노벨이라는 특색을 내세웠죠.
기자는 웹툰으로 이 작품을 처음 접해봤었는데 워낙 오래 전 완결난 작품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했어요. 게임으로는 어떻게 재탄생했을지 궁금했습니다. 플레이해 보니 비주얼 노벨식 진행이었습니다. 원작의 완성도 덕분인지 스토리 몰입감이 높았습니다.
장르 : 비주얼 노벨
출시일 : 5월 30일
개발사 : 이키나게임즈
플랫폼 : PC
■ '평범함'이라는 테마에서 시작되는 처절한 생존극
평범한 인물들인 학생과 교사, 그 사이 벌어지는 생존에 대한 고뇌와 갈등을 그려냈습니다. 이 '평범함'이라는 테마를 시작부터 강조합니다. 평범한 학교, 평범한 학생들이라는 키워드를 시작부터 보여주는데, 이 과정에서 몰입감이 높아졌어요.
만약 평범한 인물들이 아닌 강력한 히어로나 만능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었다면 이토록 처절한 생존극을 그려낼 수 없었을 겁니다. 결국 현재 세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인물들인 우리와도 비슷하기에 작중 시점에 더 몰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생존을 위해서 누군가를 구하는 것을 포기하고,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한계에 내몰린 인물들 심리를 잘 표현했습니다. 작중에 등장하는 학생들은 각각의 특징이 또렷합니다. '이나연'이라는 캐릭터는 현실 파악이 안 된 상태로 여럿 민폐를 끼치는데, 보는 이로 하여금 탄식을 자아내죠.
전체적인 진행을 보면 '남온조'가 주인공 역할입니다. 엔딩에서도 상당 부분 관여합니다. 그러나 주인공을 포함해 등장인물들로부터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이 모두 취합돼야 납득이 가는 구조입니다. 무조건 주인공만 부각되는 스토리는 아니었어요.
■ 원작 스토리를 그대로 "게임에서만 할 수 있는 또 다른 엔딩"
진행은 원작 웹툰을 그대로 따라갔습니다. 변한 점이 거의 없습니다. 게임 진행도 플레이어가 특별히 무언가를 한다기보다는 스토리를 감상하며 선택지가 제공될 때마다 잘 읽어보고 누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아쉬운 점은 엔딩에 가까워지는 9장을 제외하면 게임에 큰 변화를 주는 선택지는 없었어요. 일부 선택지는 고르면 게임 오버로 이어져 "헉, 여기는 이런 전개구나"보다는 "뭐야 갑자기 왜 죽어"와 같은 반응이 나왔습니다.
원작에 존재하지 않는 엔딩이 존재합니다. 현재 플레이 타임은 8시간 정도인데, 확인할 수 있는 엔딩은 3개 정도였어요. 선택지에 따라 엔딩 분기점이 나뉩니다. 선택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넘기기 기능과 저장과 불러오기를 이용해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스토리보드 기능이나 캐릭터별 스토리라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을 한눈에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었기에 좋았어요. 정해진 챕터를 클리어한 뒤 확인할 수 있는 사이드 스토리도 존재합니다. 이 스토리는 이 게임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한정 특별 스토리에요.
■ 비주얼 노벨로 재탄생한 '지금 우리 학교는'
좀비물이라는 소리를 듣고 화려한 액션과 플레이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스토리 자체에 몰입하고 등장인물들 서사에 집중하고 싶은 유저에게는 추천드립니다. 마치 한 편의 소설이라고 해도 손색 없어요.
원작 스토리 덕분에 읽기 편안하고 몰입감이 있었습니다. 특히 중간중간 등장하는 고퀄리티 일러스트는 확실히 좋았어요. 아쉬운 점은 고퀄리티 일러스트에 비해 평소 캐릭터들 스탠딩 일러스트는 상대적으로 퀄리티가 낮았습니다.
엔딩 전개 방식의 서사도 약간 부족했어요.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생존해 있었는지, 갑자기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전개가 몇몇 있었습니다. 트루 엔딩 같은 경우에는 전형적인 용두사미식 전개입니다.
총 플레이 타임은 첫 번째 엔딩을 볼 때까지 약 8시간, 모든 요소를 찾고 싶다면 약 10시간을 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단편 스토리 게임치고는 분량이 적지 않기에 시간을 들여 느긋이 감상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유저들도 "지우학 여기서 오랜만에 다시 보네". "비주얼 노벨 진행 방식이라 소설 읽는 것 같다", "엔딩 너무 급전개인데, 살짝 어지럽다"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1. 원작 기반 몰입감 있는 스토리
2. 스토리보드로 인해 분기점과 등장인물 상세히 파악 가능
3. 풀보이스 수준급 더빙
1. 특별 일러스트에 비해 퀄리티가 낮은 스탠딩 일러스트
2. 빈약한 엔딩 전개 및 서사
3. 무슨 선택지를 고르든 정해진 결말로 도달하는 선형식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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