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빅이어…맨시티 트레블

황민국 기자 2023. 6. 11.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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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 밀란 꺾고 구단 첫 챔스 정상
달콤한 입맞춤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인터 밀란을 꺾은 뒤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이스탄불 | 로이터연합뉴스
EPL·FA컵 우승 이어 ‘겹경사’
‘트레블 2회 감독’ 된 과르디올라
“레알 따라잡기, 13회 남아” 야심
만수르 통 큰 투자 15년 만에 결실
유럽 정복의 꿈 이루며 ‘찐명문팀’

유럽 축구에선 홈구장 한복판에 전시된 ‘캐비닛’으로 구단의 이름값을 가늠한다. 화려하게 빛나는 트로피를 얼마나 많이 채우느냐에 따라 명가 여부가 갈린다.

트로피 개수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질이다. 하부리그가 아닌 1부, 그리고 메이저 대회의 명예가 필요하다. 유럽 최고를 상징하는 빅이어(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의 애칭)를 한 번이라도 수집해야 최고의 명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강호 맨체스터 시티가 그저 돈 많은 클럽으로 치부되던 이유인데, 32번째 우승컵(EPL 9회·리그컵 8회·FA컵 7회·커뮤니티실드 6회·컵위너스컵 1회·챔피언스리그 1회)으로 마지막 조각을 채웠다.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로드리의 결승골에 힘입어 이탈리아의 인터 밀란을 1-0으로 꺾었다.

맨시티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즌 EPL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이미 정상에 오른 맨시티는 잉글랜드 클럽으로는 자신들을 ‘시끄러운 이웃’이라 부르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998~1999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유러피언 트레블’(3관왕)의 꿈까지 이뤘다.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얀 맨시티 구단주도 13년 만에 ‘직관’하며 명가 탄생을 자축했다.

우리가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11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세리머니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이스탄불 | 로이터연합뉴스

맨시티의 이번 우승은 챔피언스리그 잔혹사를 끊어내 더욱 주목받는다. 맨시티는 2008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자본에 인수된 이래 EPL에선 15년 사이 7번이나 우승했으나 챔피언스리그에선 좀체 힘을 쓰지 못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절 두 차례나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과르디올라 감독이 2016년 부임한 뒤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 2020~2021시즌에는 창단 첫 결승전에 올랐으나 EPL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첼시에 0-1로 패배했다. 이듬해에는 준결승 1차전에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 4-3으로 이겼지만,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3으로 패배해 또 탈락했다.

이번엔 달랐다. 맨시티는 과거 세 차례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인터 밀란의 공세에 고전했지만 한 번의 공격으로 웃었다. 후반 23분 베르나르두 실바의 컷백이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된 것을 로드리가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았다. 인터 밀란의 거침없는 공세를 잘 막아낸 맨시티는 명가의 자격을 얻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리의 우승은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었다. 이젠 맨시티가 언제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냐고 따져 묻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환호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독일 바이에른 뮌헨 시절 유독 챔피언스리그에서만 우승에 실패했던 아픔이 있던 터라 기쁨이 더욱 컸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한발 나아가 맨시티를 유럽 최고의 위치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를 따라잡기까지 (필요한 우승 횟수가) 13번밖에 남지 않았다. 그들이 조금만 잠을 자도 우리가 따라잡을 것”이라며 “맨시티가 계속 이 자리에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믿는 구석은 맨시티 입단 첫해부터 놀라운 골 사냥 솜씨를 보여주고 있는 공격수 엘링 홀란에 있다. 비록, 홀란은 결승전에선 득점이 없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12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또 EPL에선 36골로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을 세우며 득점 1위에 올랐다. 아직 20대 초반에 불과한 홀란(23)이 전성기를 구가할 때 맨시티는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올지 모른다. 홀란은 “며칠이 지나면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마음이 들 것”이라며 정상 수성 의지를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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