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차주 ‘돌려막기 대출’ 막히면 3개월 내 연체 진입 확률 44% 높아져”
저축은행 신용대출이 있는 차주(대출받은 사람)가 추가 대출을 받지 못하면 3개월 안에 연체할 확률이 정상 차주(연체 없는 차주)보다 44%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오태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1일 공개한 보고서 ‘신규대출 발생 여부가 연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찰’에서 “차주의 연체 가능성을 판단할 때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뿐만 아니라 신규 대출의 발생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체가 있는 차주는 연체가 시작되기 3개월 전부터 제도권 금융에서 신규 대출 발생이 빠르게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연체 4개월 전에는 연체 차주가 신규 대출을 받은 비중이 정상 차주와 비슷했다. 정상 차주 중 제도권 금융에서 신규 대출을 받은 비중은 월평균 약 14.1%였다.
그러나 연체 차주는 연체 3개월 전 신규 대출을 받은 비중이 12.0%, 2개월 전엔 9.3%, 1개월 전엔 5.9%로 감소했다. 오 연구위원은 “이는 제도권 금융에서 새로운 대출을 받지 못한 차주는 3개월 내 연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3개월간 신규 대출을 받지 않은 차주는 신규 대출을 받은 차주에 비해 연체에 진입할 확률이 44%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분석 결과는 자신의 소득으로 빚을 갚기보다 새로운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이른바 ‘돌려막기’로 연체를 모면하는 차주가 적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오 연구위원은 “(2020년 4월부터 시행 중인) 이자 상환 유예 또는 만기 연장이 종료된 이후에는 추가 대출이 어려운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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