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지구대 20㎝ 창문 틈 비집고…‘도박 혐의’ 외국인 10명 집단 도주
도박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외국인 10명이 지구대 창문을 통해 한꺼번에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들이 도주를 한 뒤 25분이 넘도록 눈치채지 못했다. 경찰의 안일한 대응이 초래한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40분쯤 광산구 한 경찰지구대에서 외국인 23명 중 10명이 창문을 통해 도주했다. 이 창문은 공기 순환을 위해 20㎝가량만 열리는데 외국인들은 이 작은 틈을 비집고 빠져나갔다.
외국인들은 이날 오전 3시쯤 도박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에 의해 광산구 한 주택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지구대에 도착한 직후 신원 확인 등 조사를 위해 외국인들을 넓은 회의실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경찰은 이후 외국인들을 차례로 회의실 밖으로 불러내 신원 확인과 함께 도박 방식, 도박자금 규모 등을 파악했다. 당시 많은 인원이 몰린 데다 언어 소통 등의 문제로 지구대 내부가 어수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외국인 1명이 15도가량 열리는 창문에 방범 창살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머리와 몸을 빼내 도주했다. 뒤이어 나머지 9명도 같은 방법으로 빠져나갔다. 경찰은 이들이 오전 6시3분부터 13분까지 10분 동안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주는 경찰이 감시 인력을 따로 배치하지 않아 가능했다. 이들이 대기하던 회의실은 경찰 업무공간이라 감시용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경찰은 오전 6시40분이 돼서야 집단 도주 사실을 파악했다.
이들은 베트남 국적으로 6명은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1명은 이날 오후 6시30분쯤 경찰에 검거됐다. 다른 외국인 4명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경찰은 나머지 5명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광산경찰서 산하 파출소에서는 지난해 7월에도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된 30대 남성이 도주하는 사건이 있었다. 수갑도 채우지 않고 경찰관 1명만 동행해 파출소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도록 허락했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도주 남성은 7시간 만에 다시 체포됐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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