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함유 ‘전신주 폐애자’ 새벽에 슬그머니 묻었다가 들통
삼척시청, 무단매립 업체 고발
업체 “공사중 임시 보관” 해명
133억원 규모의 영동선 전차선로 공사를 하는 업체가 애자(송전선에 달린 전기 절연 기구)를 공사현장 인근 땅에 묻었다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수은 등 유해물질이 포함된 폐애자는 현행법상 사업장 일반폐기물로 분류되며 지정 폐기물 업체에서 처리해야 한다.
1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강원 삼척시청은 지난달 19일 A사를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삼척경찰서에 고발했다. A사는 삼척시 철로 인근 두 곳에서 폐애자 총 5개를 땅에 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영상에는 지난 3월29일 오전 2시50분쯤 영동선 신기~미로 간 전차선로 공사가 진행되는 구간에서 작업복을 입은 인부 2명이 전봇대를 뽑아 생긴 구덩이에 폐애자 2개를 집어넣는 장면이 담겼다. 이들은 이후 삽을 들고 와 구덩이를 흙으로 덮었다.
도자기·시멘트·유리 등으로 만드는 애자는 내부에 수은 등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폐애자는 현행법상 사업장 일반폐기물로 분류된다. 사업장 일반폐기물은 지자체에 신고한 후 지정된 폐기물 업체로 보내야 한다.
A사는 2020년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약 132억6300만원 규모의 ‘영동선 신기~미로 간 전차선로 개량공사’ 사업을 낙찰받았다. 수주금액에는 애자 등 폐기물 처리비용 4800여만원이 포함돼 있다고 국가철도공단은 설명했다.
인적이 드문 공사현장에 방치되는 폐애자·폐전주 문제는 이전부터 지적돼왔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경기와 충청에서 한전 폐전주 처리를 담당한 한 폐기물 업체는 폐애자를 불법매립했다가 한전으로부터 시정통보를 받았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경북 울진군, 충남 서천군, 전북 장수군의 공터에 애자와 전주가 방치돼 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A사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애자를 버릴 때 한곳에 모아놨다가 정해진 폐기물 관리 업체로 보내는데, 공사가 끝나지 않아 현장 직원이 임시로 넣어뒀던 것”이라며 “이 일을 인지하고 전 전주 구덩이를 확인하고 있으며, 적발된 애자는 모두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폐기물 업체와는 이미 정해진 양의 애자를 보내기로 계약을 해놓아 애자를 땅에 묻는다고 금전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면서 “영상이 촬영된 시각은 평소에도 작업이 이뤄지는 때”라고 해명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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