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철 괴롭힌 강승호, 소크라테스 이은 최형우의 불운… KIA 스윕은 잡히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주중 홈 3연전에서 SSG에 모두 1점차 패배를 당하고 잠실로 올라온 KIA는 9일과 10일 연이틀 두산을 꺾으며 분위기를 되살렸다. 내친 김에 11일 경기에서 3연전 싹쓸이를 노렸다.
상대 선발이 에이스 곽빈이기는 하지만, 나름 팀 타선의 분위기가 좋고 이날은 최지민 임기영이라는 불펜의 에이스들도 모두 대기할 수 있는 만큼 경기 중반까지만 팽팽하게 버티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그러나 두산은 강승호라는 ‘게임 체인저’가 나타났고, 반대로 KIA는 또 한번 홈런성 타구가 2루타가 되는 불운에 울었다.
선발 윤영철이 1회 흔들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실점은 하나로 막았고, 2회부터 3회까지는 안정을 찾으면서 힘을 내는 와중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1-0으로 앞선 4회 2점을 추가하면서 KIA의 경기 운영을 꼬았다. 강승호가 중심에 있었다. 사실상 강승호가 두 점을 다 만들었다. 투런포를 친 것과 다름없는 활약이었다.
두산은 선두 박계범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그 다음 타석에 들어선 강승호는 초구부터 벼락 같이 방망이를 냈다. 높은 쪽에 몰린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훨훨 날아 잠실구장 가운데 펜스를 맞히는 대형 타구로 이어졌다. 강승호는 경기 후 “첫 타석에서 직구에 반응하지 못해 삼진을 당했다. 때문에 초구부터 직구 승부가 들어올 거라는 노림수를 갖고 돌렸다”고 초구부터 방망이가 나간 이유를 설명했다.
1루 주자 박계범이 홈에 들어오기는 무난한 타구였고, 강승호도 중계 플레이가 이뤄지는 사이 틈을 보고 3루에 들어갔다. 단번에 홈과의 거리를 좁히는 장타와 좋은 베이스 러닝이었다.
그 다음 장면이 더 중요했다. 김재호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두산은 1사 3루에서 이유찬이 유격수 땅볼을 쳤다. 3루 주자 강승호가 스타트를 끊은 상황에서 유격수 박찬호는 홈을 선택했다. 송구도 좋았고, 타이밍상으로는 넉넉하게 아웃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강승호의 주루 센스가 빛났다. 포수와 가까운 왼손을 일부러 빼고, 오른손을 쭉 뻗었다. 최대한 태그 시기를 늦추기 위한 재기였다. 강승호도 “맞는 순간 뛰었는데 타구를 보니 늦겠다 싶었다. 그래서 홈으로 들어가면서 왼손을 뺐다”고 말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 플레이는 대박으로 이어졌다. KIA 포수 신범수의 태그 이전에 강승호의 오른손이 먼저 홈을 쓸고 지나갔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지만, 강승호는 먼저 들어갔다는 확신이 있었고 비디오 판독 끝에 결과가 뒤집어졌다. 2-0으로 끝날 이닝이 3-0이 되는 순간이었다.
반대로 KIA는 다소 불운한 장면이 있었다. 5회 2점을 쫓아간 KIA는 2-3으로 뒤진 6회 2사 후 최형우가 좌측 방향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비거리 108.3m짜리 타구로, 다른 구장이었다면 홈런이 됐을 타구였다. 그런데 이 타구가 좌측 펜스 상단의 레일 구조물을 맞고 튀어 나왔다.
잠실구장 워닝트랙에서 잡히는 타구들은 다 아까운 법이지만, 그중에서도 펜스 상단 레일의 맞고 튀어 나오는 경우는 1년에 몇 차례 보기 어렵다. 맞고 관중석으로 들어가면 홈런인데, 말 그대로 몇 ㎝의 차이일 수도 있다. 심판 판정이 2루타로 나오자 KIA는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으나 엄연히 홈런이 아니었다. 결국 KIA는 이 이닝에 점수를 뽑지 못했다.
9일에도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우중간 깊은 타구를 날렸음에도 저 레일에 맞고 튀어 나오며 판독 끝에 2루타로 정정이 된 KIA였다. 한 시리즈에서 보기 드문 장면 두 번을 연출했다. 9일에는 팀이 이겼지만, 11일은 팀이 그것도 1점 차로 졌다는 게 차이점이었다. KIA는 7회 이후 팀 타선이 이영하 홍건희에 막혀 힘을 쓰지 못했고 결국 2-3으로 졌다. 불펜 총동원도 승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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