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새 혁신위원장은 ‘교수 출신·외부 인사’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1일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왼쪽 사진),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가운데),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새 혁신위원장 최종 후보군으로 추렸다.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혁신위원장직에서 낙마한 뒤 전·현직 의원 등 당내 인사도 물망에 올랐지만 교수 출신 외부 인사 선임으로 무게가 실렸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후보군이 김 전 총장, 정 명예교수, 김 교수 3명으로 압축됐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최종 한 명을 선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최종 후보자가 수락하면 12일 의원총회 전에 발표할 계획이다.
김 전 총장은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출신으로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준비단으로 활동했고, 2017년에는 국민의당 혁신위원장을 맡았다. 정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 시절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역임했다.
이 이사장 낙마 이후 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로부터 후보 추천을 받을 때만 해도 당내 인사들이 주로 물망에 올랐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원혜영·이철희 전 의원,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박병석 전 국회의장, 우상호·이탄희·홍익표 의원, 김해영 전 최고위원 등이 거론됐다. 당 지도부가 학자 출신 외부 인사로 급선회한 것은 내부 인사로 제대로 된 혁신을 할 수 있느냐는 당 안팎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후보 3명 모두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의 반발이 크지 않을 것으로 당 지도부는 판단한다. 김 전 총장은 언론 기고를 통해 민주당에 가감 없이 쓴소리를 해왔다. 정·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 인사 출신인 데다 검증받은 이력도 있어 이 이사장처럼 검증 부실 논란에 휩싸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당 지도부는 이 이사장 낙마 사태 교훈으로 후보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 등도 직접 살펴봤다고 한다. 김 전 총장 외에는 정치 현안 관련 글이 없어 무난하다는 평가다.
당 일각에서는 어떤 혁신 방향을 갖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지도부 소속 의원은 “흠 없는 사람을 찾는 게 아니라 혁신위원장을 할 만한 적임자인지 아닌지가 문제 아니냐”라고 말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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