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마을 찾아간 조국 “‘길 없는 길’ 걸어가겠다”
민주당 일각 “악재 될까 걱정”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난 뒤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정치활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한때 불거진 차기 총선 ‘조국 출마설’이 다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조 전 장관의 정치 행보가 총선에서 민주당에 대형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문 대통령님을 오랜만에 찾아뵙고 평산책방에서 책방지기로 잠시 봉사한 후 독주를 나누고 귀경했다”고 밝혔다. 또 “2019년 8월9일 검찰개혁 과제를 부여받고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지만 제 가족에게는 무간지옥의 시련이 닥쳐 지금까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오와 허물을 자성하고 자책하며, 인고하고 감내하고 있다”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이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공개하며 자신의 역할을 언급한 것을 두고 민주당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 출마설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0일 CBS 라디오에서 조 전 장관 총선 출마에 대해 “사전에 ‘우리는 안 됩니다’ 말하는 것도 적절하다고 생각은 안 든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조 전 장관이 정치행보를 본격화하거나 총선에 출마할 경우 당에 큰 타격이 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분이 정치적인 행보를 하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 대선 때의 문재인 정부 심판론이 총선에서 민주당 심판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본인이 저지른 과오와 허물을 자성한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보다 전 국민께 상처를 남겼던 자기 행동에 대해 ‘어떻게 죗값을 치러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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