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시장 상인들 “수산물 소비절벽 올 게 분명”[‘오염수 방류 임박’ 불안 확산]
“외국 관광객도 해산물 찾아
정부 대비 계획 있는지 의문
여야가 한 팀으로 대응하길”
지난 9일 찾은 부산 자갈치시장은 활기찬 모습이었다. 자갈치상인회는 방역해제에 맞춰 영업손실을 감수하면서 지난 2월부터 두 달간 시장 정비공사를 진행해 4월7일 재개장했다. 이후 손님들 발길이 이어졌는데 동남아에서 온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다. 상인들은 “외국인들이 해산물을 찾는 것은 한류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인 A씨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K푸드 앱을 통해 자갈치시장 내 점포 이름까지 알고 찾아온다”며 “크랩(게)과 조개를 선호하지만 생선회를 주문하는 이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1층에서 해산물을 산 뒤 2~3층 초장집에서 먹는다는 것도 알고 깻잎과 상추에 싸 먹는 것도 알고 오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상인들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야기에 금세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들은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되면 소비 감소, 아니 소비절벽으로 이어질 게 분명하다”며 “상인들은 죄지은 것도 없는데 형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와 같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재석 자갈치시장 어패류처리조합장은 “방류가 확정적인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여야가 한 팀이 돼서 어떻게 대응할지 계획을 세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1일에는 해양수산부 차관이, 3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갈치시장을 찾았다. 김 조합장은 “현재 일본 8개현의 수산물 수입이 금지돼 있지만 오염수를 방류하면 곧바로 수산물 소비가 급감할 것”이라며 “정부는 ‘절대 8개현 수산물의 수입은 없다’고만 할 뿐 오염수를 방류했을 때를 대비한 계획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부산시가 전담팀(TF)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해수부 차관 간담회 외에는 별다른 소식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슈가 (대책 없이) 거론될수록 상인 입장에서는 득보다 실이 많다. 소비자 불안만 높아져 답답하다”고 말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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