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 비축 수요…가격 한 달 새 30% 넘게 뛰어”[‘오염수 방류 임박’ 불안 확산]
문의 전화 하루에 50~60통
“소비자들 불안 심리 커져
일반 가정서 대량 구매도”
“소금을 달라는 사람들이 많은데 물량이 없어요.”
지난 8일 전남 신안 증도의 태평염전 김치영 부장의 휴대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렸다. 김 부장은 “요즘 소금 구입을 문의하는 전화를 하루에 50~60통씩 받는다”면서 “중간도매상들이 ‘가격은 상관없으니 물량만 맞춰달라’고 한다”고 전했다.
태평염전은 단일 염전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이날 태평염전은 천일염 20㎏ 1포대를 2만원에 출하했다. 지난달 1만5000원 선이었던 가격이 한 달 새 30% 넘게 급등한 것이다. 지난해 천일염 평균 출하가격은 1만2208원이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6일 설명자료를 내고 4~5월 전남 지역 강수일수가 22일로 평년(15.6일)보다 많아 생산량이 줄고 판매량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면서 불안감으로 인한 사재기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염전업계의 설명은 다르다. 올해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0% 정도 감소한 것은 맞지만 이 정도로 가격이 급등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 부장은 “7월에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게 알려지지 않았느냐”면서 “여유가 있는 일부 염전은 7월 이후로 출하량을 조절하고 있고 최근 중간도매상들의 주문량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오염수 방류 전 천일염을 비축해 두려는 수요가 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1년에 1포대 정도 사용했던 일반 가정에서 최근 50포대나 100포대씩 대량 구매하는 사례도 있다. 김 부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다가오면서 소비자 불안심리가 크다. 가격 급등의 100% 원인은 아니지만 분명 영향이 있다”면서 “일본 어민들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데 정부와 여당은 왜 ‘괜찮다’고만 하는지 모르겠다.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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