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낙뢰’ 30대 결국 숨져…벼락 집중되는 여름철, 해변도 안심 못해
“대피 땐 마지막 천둥 울린 후 30분 뒤 움직여야”
강원도 바닷가에서 낙뢰(벼락)로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벼락 사고는 산지나 주변에 높은 구조물이 없는 평지에서 흔하지만 해변과 해수면도 위험 지역이라고 조언했다.
지난 10일 오후 5시33분쯤 강원 양양군 강현면 전진리 설악해변에서 낙뢰에 맞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씨(36)가 11일 오전 4시15분쯤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심정지 상태에서 속초의료원으로 이송된 A씨는 10여분 후 호흡이 돌아왔지만, 이후 의식 없이 치료를 받다가 결국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함께 낙뢰 사고를 당한 B씨(43) 등 5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전날 “ ‘해변에서 벼락을 맞고 여러 명이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며 “벼락을 맞고 물에 휩쓸려가는 사람들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중상자를 포함해 부상자 5명은 서핑을 끝내고 해변에 앉아 있었으며, 경상인 20대 1명은 우산을 쓰고 가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당일 오후 기상청은 양양군 평지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한 바 있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이 6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 예상될 때 내려진다.
대기 불안정으로 발생하는 번개는 봄과 여름, 가을에 걸쳐 나타난다. 대기 하층은 따뜻하고 상층은 차가운 상황이 잦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국내에서는 벼락이 연평균 10만8719회 관측됐다. 같은 기간 벼락으로 7명이 목숨을 잃었고 19명이 다쳤다. 사상자 절반은 산지에서, 31%는 골프장 등 평지에서 피해를 봤다. 실내(12%)와 공사장(8%)에서 변을 당한 경우도 있다.
연평균 10만회에 이르는 벼락의 90%가 집중된 여름철을 앞두고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당국은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고압의 벼락은 피하는 것 외에 달리 대응법이 없는 만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나 ‘대기 불안정에 의한 비’가 예보된 경우 바깥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30-30 규칙’을 권고한다. 번개가 치고 30초 이내 천둥이 울리면 즉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마지막 천둥이 울린 후 30분이 지난 뒤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낙뢰로 감전됐다면 몸 안쪽에 화상을 입는 경우가 있어 빠른 진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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