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밀원숲 조성 관심…‘꿀벌 실종 사태’ 해법으로 주목
국내 밀원수(벌에게 꿀을 제공하는 나무)를 대표하는 아까시나무보다 꿀 생산량이 2~10배 많은 나무가 대거 확인됐다. 특히 이들 나무는 꽃이 피는 시기가 서로 달라 다양한 밀원수로 숲을 조성하면 최근 나타난 ‘꿀벌 대량 실종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은 전국에 분포한 밀원수 260여종의 단위면적(㏊)당 꿀 생산량을 분석한 결과 쉬나무 등 7종의 나무는 아까시나무보다 2배에서 최고 10배까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당국이 주목하는 것은 쉬나무다. ㏊당 꿀 생산량이 400㎏으로 아까시나무(38㎏)보다 10.5배나 많았기 때문이다.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쉬나무 1그루당 꿀 생산량은 1857g으로 아까시나무(52g)보다 무려 35.7배 많다. 다만 쉬나무는 크기가 커서 같은 면적에 심을 수 있는 나무 수가 아까시나무에 비해 적다.
㏊당 꿀 생산량이 301㎏으로 아까시나무보다 7.9배 많은 헛개나무도 밀원수로 효율성이 크다. 이 밖에 광나무는 ㏊당 146㎏, 이나무는 128㎏, 아왜나무는 110㎏, 꽝꽝나무는 107㎏, 피나무는 95.1㎏의 꿀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아까시나무보다 고효율 밀원수라는 얘기다.
나무들이 꽃을 피우는 시기가 서로 다른 점에도 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개화 시기가 다른 나무로 밀원숲을 조성하면 벌이 꿀을 딸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난다. 아까시나무는 매년 5월10~27일, 헛개나무는 6월18~30일, 쉬나무는 7월18일~8월8일에 꽃이 핀다.
꿀벌이 대량으로 실종되는 원인 중 하나로 밀원숲의 감소가 꼽히는 만큼 꿀 생산량은 많고, 꽃 피는 시기가 서로 다른 나무들로 밀원숲을 집중적으로 만들면 이 같은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생산성이 우수한 밀원수를 발굴해 숲을 조성한다면 양봉산업을 살리면서 동시에 산림 생태계의 건강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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