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차도 배수로 막은 쓰레기…산사태 현장엔 흙더미 여전

방종근 2023. 6. 1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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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에도 또 다시 물난리를 겪어야 하나요."

올여름 많은 비가 예보된 가운데 부산 16개 구·군의 침수방지 대책이 미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된 곳은 아니지만 2019년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하구 구평동 산사태 현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경남 창원 대표 상습 침수지역인 의창구 명서동 일대 저지대도 부산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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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 대비 안 된 부울경

- 동천·금사동·초량지하차도 등
- 위험지구 곳곳 안전공백 노출
- 인명 앗아간 참사현장도 ‘느슨’

- 상습 침수지역 창원 의창구 등
- 경남·울산 대책도 시일 걸릴 듯

“이번 여름에도 또 다시 물난리를 겪어야 하나요.”

올여름 많은 비가 예보된 가운데 부산 16개 구·군의 침수방지 대책이 미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년 물난리를 겪는 침수위험지구 주민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지역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된 11곳 모두 아직 침수 피해 대비 공사를 준비하거나 진행 중이어서 이번 여름 예보된 많은 비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왼쪽부터 11일 해운대구 반여동 세월교 전경과 2020년 침수 사망사고가 발생한 초량지하차도, 동천과 맞닿은 동구 범일동 자성대아파트 전경. 이원준 김영훈 기자


▮배수구 막은 쓰레기 ‘가득’

11일 국제신문 취재진이 침수위험지구를 직접 가보니 홍수 피해가 우려되는 곳이 많았다. 2020년 자성대 아파트 1층이 물에 잠긴 동구 범일동 동천 일대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였다. 하천 바로 앞 빗물받이는 덮개로 가려져 있어 정비가 필요해 보였고, 하천 수위를 알려주는 측정판도 보이지 않았다.

2021년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된 금정구 금사동 154번지 일대는 지대가 낮아 폭우에 취약하고, 하수관이 낡은 상태였다. 이곳은 애초 금정구가 2019년 펌프 2개와 빗물저장시설 2개를 설치했지만, 폭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인근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송모(51) 씨는 “집중 호우가 내릴 때마다 도시철도 금사역 일대가 물바다가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2020년 사망자가 3명이나 발생한 동구 초량지하차도는 폭우 시 통행 금지를 알리는 전광판과 차량 차단막이 설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인도의 배수로에는 담배꽁초와 종이컵 등 쓰레기가 가득해 물이 빠져나갈 길이 막혀 있었다. 특히 쓰레기를 가득 담은 비닐봉지가 통째로 배수로에 들어가 있기도 했다. 부산시는 초량지하차도 옆 부산과학체험관 정문 지하에 저류조 설치를 추진했으나 부지 선정 등에 시간이 걸려 2026년에야 완공된다. 제2 초량지하차도에는 텐트와 여행가방 등 누군가 버리고 간 것으로 보이는 짐이 가득 쌓여 있어 배수로와 인도를 가로막고 있었다.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된 곳은 아니지만 2019년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하구 구평동 산사태 현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사하구는 사건 발생 이후 산사태를 방지하는 사방댐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 가보니 인근 지역에 여전히 흙이 쌓여 있는 등 토사가 흘러내릴 위험이 높아보였다. 박종호 구평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주민들은 남아있는 토사를 완전히 파내는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아직 구청에서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11일 북구 덕천교차로 침수 예방을 위한 덕천배수펌프장 증설 공사 현장. 이원준 기자


▮경남 울산도 상황은 비슷

경남도와 울산시도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시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남 창원 대표 상습 침수지역인 의창구 명서동 일대 저지대도 부산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곳은 2021년 7월 집중호우때 96동(5만4000㎡)이 침수 피해를 입은 곳이다. 창원시는 330억 원을 투입해 21만5000㎡(650동)를 대상으로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하고 우수관로를 정비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제 실시설계를 앞둔 단계로 2025년 3월 첫 삽을 뜬 뒤 2027년 12월이 돼야 준공된다. 그동안 반지하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태풍이 올 때마다 모래마대를 쌓고 침수에 대비해야 한다.

창원시가 165억 원을 들여 성산구 반송동 일대 저지대에 배수펌프장과 지하저류조를 설치하는 사업도 2028년에서야 완공된다. 해당 지역은 반송천 수위가 상승하면 자연 배수 작업이 용이하지 못해 도심지 침수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해당 사업이 완료되면 153동(10만3000㎡)이 침수 피해에서 벗어날 예정이다.

울산시는 태풍 및 침수 피해 우려 지역을 지난해보다 11곳 늘어난 115곳으로 확대했다. 특히 태화자연재해위험지구 공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아 터파기 현장에 배치된 대용량 펌프 2대 중 1대(토출량 45㎥/min)를 태화시장에 우선 배치해 임시 저류조로 활용하기로 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어서 우려된다.
◇ 부산지역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현황 ※자료 : 부산시
위치 준공예정시기 대책 마련 내용
사상구 삼락동 463번지 2025년 펌프 설치, 배수장 하수관 관로 추가 설치
사상구 학장동 사상교차로 2024년 정비사업 설계 단계
동구 범일동 852-43번지 2025년 빗물저장시설·펌프 설치, 관로 정비
수영구 민락동 143-32 2025년 하수관로 개선, 빗물저장시설 등 설치
수영구 망미동 212-9 2027년 하수관로 개선, 빗물저장시설 등 설치
해운대구 반여동 1502-47번지 2025년 빗물저장시설 등 설치
금정구 금사동 154 2024년 펌프 및 빗물저장시설 설치
동래구 안락동 638, 473 2027년 펌프장 추가, 압송관 설치
남구 문현동 721번지 미정 펌프 및 홍수방어벽 설치
사하구 다대동 850-19번지 2026년 펌프장 및 배수로 정비
북구 화명동 대천천 2023년 6월 하천 정비, 교량 재가설
북구 낙동대로 1739번길 16 2025년 배수펌프장 신설 및 증설, 관로정비
해운대구 우동 수영만 미정 펌프 1개소 및 댐 2개소 설치
수영구 민락동 11 2025년 하수관로 개선, 빗물저장시설 및 펌프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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