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 안 보여도 ‘AI 로봇 잠수사’가 찾아냅니다
음파 탐지기 원리로 물체 식별
인양 작업 시엔 사람이 원격 조정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탁한 물속에서도 스스로 항해 방향을 정해 수색 작업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잠수 로봇’이 개발됐다.
인간 잠수사가 시계가 불량한 물속에서 위험한 환경을 감수하며 일하지 않게 하는 기술이 될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연구진이 설립한 기업인 테티스 로보틱스는 최근 시야가 불량한 물속에서 사람이나 물건을 수색해 건져 올릴 수 있는 잠수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로봇의 덩치는 가정용 로봇 청소기보다 약 20% 크다. 중량은 30㎏이다. 스크루를 돌려 초속 2m로 헤엄칠 수 있고, 최대 300m 깊이의 물속까지 내려간다.
물속에서는 전파를 통한 무선 통신이 어렵기 때문에 광섬유 케이블이 달렸는데, 길이가 10㎞에 달한다. 전기 배터리가 내장되고 한 번 충전하면 4시간을 움직인다. 잠수 로봇이 물속에서 건져 올릴 수 있는 최대 중량은 40㎏이다. 이보다 무거운 인양 대상은 물 밖의 수색팀에 알려 인력 등의 지원을 받아 건진다.
이 잠수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은 AI가 내장돼 있다는 점이다. 특정 임무를 부여하면 물속을 알아서 돌아다니며 수색 작업을 한다. 자율 운항 기능이 있다는 뜻이다. 최근 개발에 속도가 붙는 자율주행차의 철학이 바닷속에서 구현된 셈이다.
AI를 통한 자율 운항을 위해서 잠수 로봇에는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가 달렸다. 동시에 물이 탁해 앞이 보이지 않아도 전방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음향 센서도 장착됐다. 음향 센서는 잠수함에서 쓰는 수중 음파탐지기와 원리가 같다. 이런 장치들은 AI가 수중에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잠수 로봇의 모든 기능이 전부 AI에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수색 대상을 찾은 뒤 동체에 달린 팔을 뻗는 일부터는 인간이 물 밖에서 원격 조종을 한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팔과 손을 닮은 장치를 정교하게 움직여 수색 대상을 정확히 움켜잡는 일을 AI가 완벽하게 수행하기 어렵다.
잠수 로봇은 물속 시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인간 잠수사가 촉각에 의지해 수중 수색을 하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게 할 것으로 보인다.
테티스 로보틱스는 “잠수 로봇을 쓰면 물속에서 사람이나 물체의 위치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간 잠수사들이 더 이상 위험한 상황에서 작업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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