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 3㎏ 85명이 나눠 먹었다”…세종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 ‘무더기’ 퇴사

원장과 갈등하던 보육교사들 면직 가처분 신청키로...갑질·강요·협박 등 혐의로 고소 예고

지난 4월18일에 제공된 어린이집 간식(위 왼쪽)과 공지용 사진. 아래는 교사 카카오톡 메시지. 뉴스1

 
세종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 10여명이 원장을 상대로 식자재 등 부실 운영 의혹을 제기하며 무더기로 퇴사했다. 이에 세종시가 진상 조사에 나섰다.

11일 뉴스1 등에 따르면 해당 어린이집 보육교사 10여명은 지난해 11월 부임한 새 원장과 고용 승계, 근로 계약서 작성, 어린이집 운영 등을 놓고 대립하다 지난 5일부터 집단으로 출근하지 않았고, 결국 시에서 조사에 나섰다.

어린이집 학부모 120여명은 원장에 대한 해임 동의서를 시에 제출했고, 국가인권위원회에는 세종시장과 원장을 조사해달라는 민원을 접수했다. 교사들도 면직 가처분 신청 및 직장 내 갑질과 강요, 협박 등 혐의로 원장을 고소할 예정이다.

이번에 퇴사한 교사들은 원장의 갑질 행위가 도를 넘었다는 민원도 제기했다. 원아 외모 비하, 엄격한 졸업식 행사 연습, 학부모 문의와 관련해 경제 수준 비하 등이 민원의 주된 내용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간식과 점심이 부실하게 배식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는데, 대표적으로 돈가스 3㎏을 구입해 원아 75명과 교사 10명에게 제공했다고 한다.

교사들은 승계를 약속한 원장이 근로 계약서 작성을 미루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 12일 사직서를 내면서 인수·인계를 고려해 오는 30일까지 근무하겠다고 명시했으나 원장이 2일까지만 출근할 것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반면 원장은 한 매체에 “교사들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지난 2일까지만 근무하겠다는 것은 본인들 의사에 따른 것”이라며 “관련 녹취록도 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현재 어린이집은 대체 교사가 없어 일부 반이 통합 운영되는 등 보육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