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中 대사 회동 후폭풍… 결국 韓·中 대사 `맞초치`

한기호 2023. 6. 1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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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회동 논란이 한·중 정부 간 갈등으로 번졌다.

중국 외교부는 11일 "눙룽 외교부 부장조리가 10일 정재호 주중한국대사와 '회동을 약속하고 만나'(약견) 싱 대사와 이재명 야당 대표가 교류한 것에 부당한 반응을 보인 것과 관련해 '교섭을 제기'(항의)하고 심각한 우려와 불만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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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8일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회동 논란이 한·중 정부 간 갈등으로 번졌다. 한국 제1야당 대표를 관저로 불러낸 싱 대사가 15분 동안 한국 하대(下待)·내정간섭 발언을 쏟아낸 이례적 상황이 양국 간 '대사 초치' 사태까지 불러왔다.

중국 외교부는 11일 "눙룽 외교부 부장조리가 10일 정재호 주중한국대사와 '회동을 약속하고 만나'(약견) 싱 대사와 이재명 야당 대표가 교류한 것에 부당한 반응을 보인 것과 관련해 '교섭을 제기'(항의)하고 심각한 우려와 불만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중 관영매체들도 10일부터 같은 취지로 한국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쏟아냈다.

중국 측은 "눙 부장조리는 현재 중한관계에 대한 중국의 견해와 입장을 상세히 설명하고, 한국 각계 각층 인사들과 폭넓은 접촉과 교류를 하는 것은 싱 대사의 책임이며, 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지적했다"면서 "한국 측이 현재 중한관계의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 되돌아 보고 진지하게 대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앞서 우리 외교부가 9일 싱 대사를 불러내 강력하게 유감을 표명한 것에 반발하며 관계악화에 대한 책임도 전가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외교부는 "장호진 제1차관이 싱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전날(8일) 우리나라 야당 대표와의 만찬을 계기로 싱 대사의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에 대해 엄중 경고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싱 대사가 외교사절의 우호관계 증진임무를 규정한 '비엔나협약'과 외교 관례를 어겼으며 사실상 내정간섭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지난 4월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해협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 인터뷰 발언을 중 외교부가 "말참견", "불장난"이라고 비난하자 싱 대사를 초치한 바 있다.

싱 대사는 앞서 8일 대사관저 만찬에 앞서 이 대표 옆에서 A4용지 5장 분량 원고를 꺼내들고 15분간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를 공개 비난했다. 그는 "한국의 대중국 무역적자 확대는 탈중국화가 주된 원인"이라며 "(미중 경쟁에서) '중국 패배'를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또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훈련을 동시에 멈추라는 "쌍중단"과, 사실상 '대만 복속'을 인정하라는 자국의 요구를 쏟아냈다. 이 대표는 현재 국정 주체가 아님에도 "대한민국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방류 공동대응 등을 요청했다. 이 대표는 싱 대사의 노골적인 한국 정부 비판에도 "한·중 국민의 신뢰가 위험에 처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또 "(수출·진출기업 애로 등)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시라"며 "국익을 지켜내기 위해"라는 해명이 뒤따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게 화살을 돌렸다. 싱 대사를 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추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 정도 수준이면 가히 '외교 폭력' '갑질 외교'의 전형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며 "싱 대사의 이번 행태는 대한민국을 '주머니 속 공깃돌'로 취급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를 깎아내릴 수만 있다면 중국에 대한 굴욕쯤은 괜찮다는 이 대표의 천박한 인식이 애잔하다"고 일침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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