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 최승빈, 66년 된 대회서 일냈다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6. 1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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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선수권대회서 첫승
마지막날 7언더 몰아쳐 역전
2위 박준홍 1타 차로 따돌려
상금 3억원·5년 출전권 받아
고교수업 듣고 야간 자율학습
'공부하는 골퍼' 대학서도 병행
11일 열린 제66회 K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최승빈이 환하게 웃고 있다. 최승빈은 개인 첫 정상에 올랐다. KPGA

"학업을 병행해도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 정상에 오른 최승빈은 이 한마디를 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남들보다 두 배 이상 노력하며 골프와 학업을 병행한 그는 코리안투어 최고 권위 대회인 KPGA 선수권대회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최승빈은 11일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7언더파 64타를 쳤다. 합계 14언더파 270타를 적어낸 최승빈은 단독 2위 박준홍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상금으로 3억원을 받은 그는 앞으로 5년간 코리안투어를 누비게 됐다.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으로 지난해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최승빈은 '공부하는 프로골퍼'로 유명하다. 그는 한국 체육계가 원하는 공부하는 운동선수의 길을 걸었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일반 학생처럼 정규 수업을 모두 듣고 야간 자율학습까지 했다. 당시 최승빈은 "공부를 병행하면 골프를 잘 칠 수 없어"라는 편견과 싸웠다. 잠을 줄여가면서 골프와 학업에 최선을 다했고 2020년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부에 입학했다. 현재 휴학 중이지만 최승빈은 대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최승빈은 지난해 큰 기대를 받고 코리안투어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성적은 아쉬웠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70위를 차지해 가까스로 다음 시즌 출전권을 받았다. 첫 시즌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최승빈은 이시우 스윙코치를 찾아가 연습에 매진했다. 노력의 결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가 10야드 이상 늘었다. 오른쪽으로 출발해 왼쪽으로 크게 휘는 푸시 드로에 가까웠던 구질은 스트레이트성으로 바뀌어 정교함을 더했다.

그리고 코리안투어 2년 차, 최승빈은 올해 7번째 출전 대회인 KPGA 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1타 차 공동 2위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최승빈은 3번홀과 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버디 행진은 멈출 줄 몰랐다. 9번홀부터 11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낚아챈 그는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3번홀에서 또 하나의 버디를 기록한 그는 우승에 한 걸음 다가가는 듯했다.

그러나 16번홀에서 선두 자리를 내주는 뼈아픈 보기가 나왔다.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남은 홀에서 버디가 필요한 상황. 최승빈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는 마지막 2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냈고 1타 차 짜릿한 우승을 확정 지었다. 최승빈은 "코리안투어 최고의 대회 중 하나인 K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이번 우승으로 학업과 골프를 병행한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게 됐다. 말이 아닌 성적으로 보여줘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음가짐의 변화도 우승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승빈은 "이번 대회 전까지는 우승이 목표가 아닌 컷 통과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첫날부터 우승을 목표로 잡았다"며 "달라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 샷, 한 샷 최선을 다했더니 우승이 찾아왔다. 앞으로도 더 높은 곳을 향해가겠다"고 강조했다. 코리안투어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최승빈의 눈은 이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향한다. 최승빈은 지난해 콘페리투어 퀄리파잉 스쿨에 도전했지만 2차전에서 아쉽게 탈락한 바 있다. 최승빈은 "PGA 투어는 골프를 시작한 뒤 언제나 목표로 했던 무대다. 이번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PGA 투어에서 통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독 2위에는 13언더파 271타를 친 박준홍이 자리했다.

[양산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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