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 조절하고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법

윤성철 2023. 6. 1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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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미 웰에이징 스토리]

"이럴 수가, 언제 체중이 이렇게나 늘었지?"

아침에 몸무게를 재보니 6개월 전보다 10kg이나 늘었다. 직장이 바뀌고 야간 근무가 늘어나면서 집에 돌아와 야식을 배달해 먹었던 게 화근이었다. 어쩐지 요즘 배달 앱에서 주문한 비용이 너무 많다 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3개월간 10kg 감량을 목표로 다이어트 계획을 짰다. 닭가슴살, 고구마, 바나나 등으로 칼로리를 제한하고 헬스클럽에 나갔다. 결국, 목표치인 10kg 감량에 성공했다.

그런데 잠시 방심한 사이, 체중이 다시 늘었다. 이번엔 두 달 만에 12kg. 원위치한 것도 모자라 2kg이 더 불어난 셈이다. 올여름, 친구들과 바다로 여행하기로 했는데, 낭패다.

다이어트는 쉽지 않다

"칼로리만 조절하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했다간 실패할 확률이 높다. 다이어트는 칼로리 문제가 아니라 식욕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식욕은 의지로 억제해야 하고 억누른 식욕이 터져서 폭식하면 의지가 약하다며 자신을 비난한다.

사실 폭식은 의지와 상관이 없다. 의지는 식욕에 도전할 만큼 충분히 강하다. 다만 의식적인 노력이 생존 본능인 식욕을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걸 모르는 것뿐이다.

식욕은 참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억누른 식욕은 점차 쌓인다. 배고픔과 함께 스트레스가 주어지면 꾹꾹 눌러놓았던 식욕이 한순간에 터진다. 그것이 폭식이다.

폭식과 다이어트 실패는 자기 비난과 자존감 저하를 가져온다. 공복과 스트레스가 함께 주어지면 폭식이 오는데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해지니 폭식도 심해진다. 결국, 다이어트가 실패하게 되고 평생 다이어트를 멈출 수 없게 된다.

다이어트를 반복하면 식욕 조절 기전에 이상이 생긴다. 비정상적인 식욕 때문에 생리적 식욕의 생체 리듬이 깨진다. 게다가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호르몬 분비의 불균형이 생긴다. 그래서 살이 찌기 쉬운 체질이 된다.

결국 '항상성'(恒常性)이 깨진 것이 비만이다.

그래서 비만 치료는 단순히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리는 게 답이 아니다. 몸과 마음의 상태를 살피고 컨디션에 맞게 식욕, 대사 조절, 호르몬 분비 등의 불균형을 해결해야 비만은 치료된다.

비만은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다. 2021년 국민 건강 영양 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비만 유병률은 37.1%에 달한다. 성별로는 남자가 46.3%, 여자가 26.9%이다. 특히 30대와 40대 남성은 비만 유병률이 50%를 넘는다.

비만은 질병이 시작되는 중요한 관문이다. 항상성이 깨지고 만성 염증 상태가 되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뇌졸중, 심근경색, 치매, 암과 같은 거의 모든 질병의 스펙트럼으로 미래의 인생을 몰고 간다. 식욕을 조절하고 항상성을 유지하여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1. 신진대사에 맞게 식욕을 채워라

식욕을 효율적으로 채우는 방법은 바로 신진대사에 맞추는 것이다. 살이 찌는 당분은 신진대사가 활발한 아침이나 점심 식사 때 먹는 게 좋다. 특히 아침 공복 시 당분 보충이 필요한데 뇌가 활동하려면 충분한 포도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녁에는 신진대사가 떨어져 당분을 먹으면 쉽게 지방으로 저장된다.

저녁 당분을 줄이려면 오후 4시경에 당분이 있는 디저트를 먹어주면 좋다. 오후에 당분이 당기는데 참으면 참았던 식욕이 저녁에 야식이나 과식으로 이어진다. 저녁에는 포만감을 주기 위해 채소 식이섬유를 충분히 먹어주면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된다.

2.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라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면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된다. 과식이나 폭식할 때 당분에 대한 갈망이 높아져 탄수화물 섭취가 늘어날 수 있는데 이때 적절한 단백질 섭취가 식욕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미디웨(Gilles Mithieux)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식이성 단백질이 식욕 억제 효과를 발휘하는 생물학적 기전을 설명했다. 단백질을 소화 흡수하면 장에서 포도당 합성을 유도한다. 포도당은 신경계에 의해 감지되어 식욕 억제 신호가 뇌로 보내진다.

3. 식욕을 의지로 강하게 누르지 마라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량을 급격히 줄이거나 공복 상태를 오래 유지하면 식욕이 쌓이면서 비정상적인 식욕이 된다. 이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이 된다.

의지로 강하게 누르는 식욕은 무조건 터진다고 생각하고 식욕 억제 의지 자체를 줄여야 한다. 체중 감량 시에는 평소보다 약간 덜 먹는다는 느낌으로 평소 식사량의 80% 정도를 유지하면 좋다. 식욕이 올라오면 적절하게 채워주어야 한다.

4. 낮에는 공복 상태를 피하라

공복 상태는 체중 감량 시에는 길면 길수록 좋지 않다. 공복 자체는 신진대사의 회복을 위해 도움이 된다. 추천하는 공복 시간은 자기 전부터 아침까지 8시간~12시간 정도이다. 예를 들면 저녁 9시부터 다음 날 7시 정도면 10시간의 공복 시간을 가지게 된다.

추천하는 식사 시간은 아침, 점심, 오후 간식, 저녁 이렇게 4번 정도 권한다. 적절하게 식욕을 채워주면 한 끼에 몰아서 먹는 과식이나 폭식이 사라진다. 특히 아침, 점심을 먹어야 저녁에 과식이 없어 살이 찌지 않는다.

5. 스트레스성 식욕을 조절하라

스트레스성 식욕은 주로 뇌의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당분 섭취를 원한다. 달달한 커피 한 잔, 케이크, 마카롱, 과자 등은 세로토닌을 분비해 일시적으로 기분을 좋게 한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당분을 찾게 되면 당분 중독이 된다.

스트레스성 식욕을 조절하려면 스트레스 자체를 완화해야 한다. 자율 신경의 조절을 통해 스트레스를 조절한다. 일단 물을 한 잔 마신다. 산책하거나 약간의 낮잠도 좋다. 피로를 개선하는 영양제와 당분과 비타민이 함께 있는 과일을 먹는다.

특히 충분한 수면은 뇌와 몸의 피로를 개선해서 스트레스로 인한 식욕을 줄여준다. 수면은 항상성을 회복해서 정상적인 생체 리듬을 회복하고 정상적인 식욕을 찾게 만든다.

6. 자신을 칭찬하고 격려하라

다이어트로 엄격하게 체중을 감량하고 다시 요요가 오는 악순환은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우울하게 만든다. 자존감 저하와 우울감은 다이어트를 놓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자존감을 높이는 다이어트만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므로 항상 자신을 칭찬해야 한다. 의지로 적게 먹은 건 대단한 일로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다이어트 중에 원치 않게 과식해도 괜찮다고 격려하는 게 중요하다.

글=이광미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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