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두현 감독 대행, 고별경기 강원전 승리... 조규성 ‘멀티골’ 선물[현장]

박효재 기자 2023. 6. 1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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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현 전북 현대 감독대행이 11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원정 경기 전 벤치에 앉아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김두현 감독 대행이 고별 경기를 역전승으로 장식하면서 팀의 수장으로서 전북과의 인연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전북 간판 공격수 조규성은 다시 살아난 경기력으로 2골을 넣으며 선물을 줬다.

전북은 11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8라운드 강원FC전에서 선제골을 내줬으나 조규성의 멀티골을 앞세워 2-1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전까지 8위였던 전북은 시즌 첫 3연승에 성공하며 승점 27점을 쌓아 골득실에서 대구FC를 앞서며 5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날 경기는 김두현 감독대행의 마지막 고별 무대로 주목받았다. 전북은 최근 단 페트레스쿠 감독을 새로 선임하고 오는 14일 기자회견 뒤 새 출발한다고 알렸다.

김두현 대행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지난달 초 김상식 감독 사퇴 이후 팀을 이끌어오면서 느낀 소회를 묻자 “나에게는 좋았던 시간이었다. 좋은 경험도 했다”면서 “커리어가 풍부한 신임 감독이 오신다. 전북은 능력이 있는 팀이다. 앞으로 전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팀이 11위였을 때 지휘봉을 잡은 김 대행은 이날 경기까지 5승 2무 1패를 거두며 5위까지 끌어올려 반전을 이뤄냈다. 그는 “내가 잘해서라기보다 선수들 덕분이다. 나는 그동안 강조했듯이 ‘코치’일뿐이었다. 다른 코치와 스태프가 도와 준 덕분이었다. 선수와 그분들께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팀 감독이 될 수 있는 P급 지도자 2차 과정을 밟고 있는 김 대행은 오는 12월까지 3·4차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추후 계획에 대해서는 “축구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둘째 아들과 그동안 갖지 못한 시간을 갖고, 말레이시아에 설립한 축구교실에도 둘러보는 등 충전의 시간을 갖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선수들과 교감하고, 선수들이 원하는 축구를 준비하고 충족시키는 감독이 되고 싶다. 경기 외적으로도 선수들과 소통하는 지도자가 되려고 한다”고 지도자로서 복귀 바람도 드러냈다.

경기 초반에는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두 팀 모두 높이에 장점이 있는 조규성, 하파 실바(이상 전북), 이정협(강원) 등 스트라이커를 보고 때리는 롱킥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을 펼쳤다. 이마저도 패스 정확도가 떨어졌다. 전북은 슈팅 수 7-1로 훨씬 많이 때렸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전북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전반 내내 부진했던 하파 실바를 빼고, 송민규를 조규성의 투톱 파트너로 내세웠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 자리에 한교원 대신 정우재를 투입하며 측면 공격에 활기를 가져가려고 했지만, 오히려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1분 여만에 강원에 코너킥을 내줬고,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고 흐른 공을 센터백 정태욱이 걷어낸다는 것이 허벅지를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 자책골이 됐다.

전북 현대 조규성이 K리그1 18라운드 강원FC와의 원정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후반 13분 조규성의 추격골이 터졌다. 류제문이 박스 왼쪽으로 스루패스를 내줬고, 조규성은 절묘하게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해 승부의 균형추를 맞췄다.

전북은 후반 15분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이동준 대신 최근 폼이 좋은 문선민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문선민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후반 22분, 이번에는 조규성이 헤더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왼쪽 풀백 김진수가 올린 크로스에 머리를 갖다 댔고, 상대 수비가 급히 헤더로 걷어내려고 했지만 오히려 굴절돼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강원은 이후 교체 투입된 갈레고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하위권 탈출의 희망을 살리지 못했다.

원정 응원을 온 전북 팬들은 경기 후 “김두현”을 연호하며 김 대행의 그간 노력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대행은 경기 후 “역전승을 했고 선수들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급하게 하지 않고 준비한 대로 이행한 점이 고맙다. 3연승을 거둔 선수들에게 축하한다”면서 “앞으로도 전북이 좋아질 거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춘천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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