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EO ‘인선자문단’ 부활…7월 결정, 정당성 요건 강화

김현아 2023. 6. 11. 18:5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5년 만에 사외이사외에 외부 인선자문단이 후보 평가
차기 CEO 후보, 주주 추천도 받아..60%이상 찬성 상향
잠룡들, 유·불리 따지느라 분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KT가 대표이사(CEO)를 뽑는데 외부 인선자문단을 두기로 했다. 세 차례나 CEO 선임이 불발된 상황에서, KT의 현재는 물론 미래를 밝힐 능력 있는 CEO를 뽑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지 관심이다. KT가 차기 CEO 선임에 이사회 외에 인선자문단을 활용하기로 한 것은 15년 만이다.

11일 KT에 따르면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7인의 사외이사 승인이 완료되는 즉시 차기 CEO 선임 절차를 본격화한다. 당장 7월 초부터 약 2주간 CEO 공개모집공모를 내고, 남은 2주간 심사, 면접 등을 진행해 7월 내에 차기 CEO 후보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8월 임시주총에서 최종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CEO 절차와 요건 크게 바꿔

그간의 CEO 잔혹사를 고려한 듯, 차기 CEO를 뽑는 절차와 요건은 많이 바꿨다.

처음으로 ①CEO 후보군 심사에 사외이사 외에 인선자문단을 뒀고 ②주식 0.5%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로부터 CEO 후보를 추천받는다. 심사항목은 ③정보통신 전문성을 빼고 산업 전문성을 넣었으며, 주총 의결기준은 ④의결 참여 주식수 50%이상→60% 이상 찬성으로 높였다.

이를 두고 김용현 KT 이사회 의장(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우수한 CEO 후보자를 확보하기 위해 이번 선임 절차에 한해 주주추천을 받기로 했다”면서 “CEO의 주총 의결 기준을 상향해 차기 CEO 선임의 정당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정관 개정안은 아직 ‘지배구조가 안정화됐다’는 신뢰를 얻진 못하고 있다. KT는 정관 개정을 통해 내부 참호 구축 논란과 낙하산 논란을 모두 막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KT가 이런 내용을 공시한 지난 9일, KT 주가는 3만 200원으로 전일대비 0.66% 하락한 채 마감됐다. KT는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선언 이후 2022년 8월 1일 주가가 3만 835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배구조 리스크가 부각하면서 한때(3월 14일)2만 9300원까지 추락했다.

잠룡들, 유·불리 따지느라 분주

이처럼 차기 CEO 선임 절차와 조건이 크게 바뀌다 보니, KT 안팎에선 후보별 유·불리를 따지느라 분주하다.

외부 인선자문단을 두기로 한 것만 해도 ‘비전문가인 정치권 낙하산이 오기 어렵게 됐다’는 평과, ‘사외이사 후보들의 정치색이 엷어 정치권 개입의 통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부딪힌다.

사외이사 후보는 △곽우영(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김성철(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안영균(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윤종수(전 환경부 차관)△이승훈(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전 SK텔레콤 전무)△조승아(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최양희(한림대 총장·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등 7명이다.

차기 CEO 심사 항목에 정보통신(ICT) 전문성 대신 ‘산업 전문성’을 넣은 것도 해석이 제각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나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 등 산업계가 미는 후보가 유리해졌다’는 해석과 ‘오히려 면접 과정에서 KT의 주력인 ICT 산업에 대한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 유리해질 것’이라는 평이 있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차기 CEO 후보 잠룡들은 주형환 전 산자부 장관, 서정식 현대오토에버 사장, 윤종록 전 미래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차관, 최두환 전 포스코ICT 사장 등이다. 지난 2월 CEO 경쟁에서 최종 라운드까지 올라간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임헌문 전 KT Mass총괄(사장) 등의 이름도 들린다.

다만, 누가 차기 CEO 후보가 되더라도 주총에서 의결 참여 주식 수 60% 이상 찬성을 얻으려면 외국인 주주(약 25%)는 물론, 국민연금(약 8.53%·3월 3일 기준),현대차그룹(약 7.79%·3월 3일 기준), 신한(약 5.48%·3월 3일기준)등 이른바 3대 주주로부터 반드시 지지를 받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상황이니 주총 CEO 의결기준을 60%로 높였지만, 나중에 경영에 발목을 잡을 수 있으니 지속적인 논의와 평가가 필요하다”고 평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