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재발사 숨고르는 北… “동창리 엔진 시험대 활동 포착”

박수찬 2023. 6. 1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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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국제해사기구(IMO)를 통해 예고했던 군사정찰위성 발사 기한이 11일 오전 0시로 종료됐다.

지난달 3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북한은 '만리경-1형' 정찰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1형'을 쐈으나 추락했다.

북한의 정치 일정도 위성 재발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이날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지난 5∼9일 동창리 발사장 내 수직 엔진 시험대에서 새로운 활동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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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기간 내 재발사 이뤄지지 않아
장마 등 기상조건 변화 영향 끼친 듯
추진체계·연료문제도 변수로 작용
38노스 “새 연료 시험 등 준비 정황
SLBM 탑재 잠수함 건식독 이동”
북한이 지난달 국제해사기구(IMO)를 통해 예고했던 군사정찰위성 발사 기한이 11일 오전 0시로 종료됐다. 지난달 3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북한은 ‘만리경-1형’ 정찰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1형’을 쐈으나 추락했다. 북한은 이후 “구체적 결함을 분석한 뒤 여러가지 부분 시험들을 거쳐 가급적 빠른 기간 내 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위성 발사를 규탄하는 국제사회 여론에 반박 성명을 내놓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예고 기간 내 재발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북한이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면서 일정을 다시 짜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의 위성 발사장에서 군사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천리마 1형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AP뉴시스
일정 재확정 과정에서는 여름철 날씨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북한 기상수문국 독고혁철 시장은 10일 조선중앙TV를 통해 “6월1일부터 북부 지역을 지나가는 저기압골의 영향을 자주 받아서 북부 내륙을 위주로 여러 지역에서 비가 자주 내렸다”며 “8일부터는 이 저기압골의 대기 높은 층에 찬 공기까지 겹쳐서 올해 보리장마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위성 발사는 호우와 바람 등 날씨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기상 조건이 상당 기간 호전되기 전에는 재발사를 단행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장마는 북한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농업 분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위성 발사보다는 수해 방지에 더 역점을 둘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정치 일정도 위성 재발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달 말 북한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8차 전원회의를 이달 중순 소집한다고 밝혔다. 북한에선 한 달을 상·하순으로 나누기도 한다는 점에서 오는 15일 이전에는 회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회의에서는 상반기 경제 목표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하반기에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독려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분야 외에도 미국의 확장억제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언급할 가능성은 있으나, 발사에 실패한 정찰위성을 거론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적 문제는 재발사 시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북한은 천리마-1형 발사 실패 원인으로 추진체계와 연료 문제를 지목했다. 이를 해결하려면 정확한 원인을 찾아 개선안을 마련하고 시험평가도 실시해야 한다.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다. 시험 등 기술적 문제 해결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재발사 일정을 앞당길 수 있지만, 난항을 겪는다면 2차 발사 시기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북한이 2017년 3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이날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지난 5∼9일 동창리 발사장 내 수직 엔진 시험대에서 새로운 활동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수직 엔진 시험대는 북한이 신형 로켓 엔진이나 연료를 개발하기 위한 연소 실험 등에 주로 쓰인다.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이 앞서 밝혔던 ‘여러 가지 부분 시험들’의 일부일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2012년 4월에 ‘은하-3호’ 장거리 로켓 발사에 실패한 뒤 같은 해 12월 재발사에 성공했는데, 이번에는 그때보다는 재발사에 걸리는 기간이 짧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38노스는 함경남도 신포조선소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능력을 갖춘 신포급(고래급) 잠수함이 최근 드라이독(건식독)으로 옮겨졌다”고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잠수함의 수리나 기술적 조정 등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38노스는 분석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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