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다시 사나워진 조규성 '멀티골 포효'… 전북, 강원 원정에서 2-1 역전승 → 김두현 대행 마지막 게임 '승리 장식'
(베스트 일레븐=춘천)
조규성이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역전승을 일구는 주역이 됐다.
11일 오후 4시 30분,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18라운드 강원 FC(이하 강원)-전북 현대(이하 전북)전이 킥오프했다. 경기 결과는 2-1, 원정 클럽 전북의 승리였다. 전북은 후반 2분 구자룡의 자책골로 위기를 맞았으나, 후반 14·33분 조규성의 연속골로 게임을 뒤집었다.
전반 초반은 서로의 상황을 체크하는 탐색전이었다. 전반 6분엔 강원 김대원의 슛이 김정훈 전북 골키퍼를 향했다. 상황은 유효슛으로 마무리됐다. 이후 전북이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며 몇 번의 공격 찬스를 만들었으나 그렇다고 강원의 골문을 연 건 아니었다. 이광연 강원 골키퍼는 안정감 있게 후방에서 팀을 수호했다.
전반 중반 무렵부터는 경기장에 소나기가 쏟아졌다. 해당 시점 기준으로는 커다란 변수는 아닌 듯했으나 전반적으로 현장의 더위가 가신 감이 있었다. 전반 36분엔 전북의 조규성이 김진수와 볼을 주고받으며 강원의 측면을 파고들었다. 이후엔 슛으로 시퀀스를 마무리했다. 슛에 힘이 덜 실리긴 했으나 연계가 빛났던 장면이었다.
전반 막판엔 전북의 공세가 거셌다. 후방에서 넘어온 볼을 센터백 정태욱이 보기 좋게 떨어뜨려놨고 조규성의 슛까지 이어졌다. 그래도 강원은 쉽게 뚫리지 않았다. 몇 명의 선수가 그라운드에 넘어지는 순간이 계속됐으나 어떻게든 버텨냈다. 이광연 골키퍼의 반사신경도 훌륭했다.
전반전은 0-0으로 종결됐다. 전북이 창을 계속 휘두르기는 했으나 강원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었다. 후반전엔 승부를 결정하기 위해 양 팀의 공격 강도가 점점 올라갈 분위기였다. 전반전 막판엔 잠깐 쏟아지던 빗줄기는 다시 사라진 상태였다.
스쿼드가 두터운 전북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카드를 발동했다. 한교원과 하파 실바가 빠지고, 정우재와 송민규가 들어갔다. 자연스럽게 포메이션은 변화했다. 송민규-조규성-이동준이 전방에서 라인을 잡고, 맹성웅-류재문은 중원을 활보했으며, 김진수-박진섭-정태욱-구자룡-정우재가 앞쪽 진출이 활발한 수비 줄기를 만들었다.
선제골은 강원 쪽에서 터졌다. 후반 2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대원의 킥이 날카롭게 날아들었다. 전북의 걷어내기가 좋지 못한 방향으로 흘렀다. 결국 전북의 수비수 구자룡이 세트피스에 가담했던 강원의 센터백 김영빈을 막아서는 과정에서 자책골을 기록했다. 강원으로서는 스코어 리드를 바탕으로 수비 강도를 높일 여건이, 전북으로서는 더 공격적으로 게임을 풀어가야 하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었다.
후반 14분 전북은 빠른 시간에 동점골을 터뜨렸다. 조규성이 주인공이었다. 조규성은 류재문의 패스를 포착하고 전방으로 질주한 뒤, 문전 앞에서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엔 별다른 셀레브레이션을 보여주지 않은 채 역전골을 향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스코어가 다시 1-1이 되자 양 팀 사령탑은 승부수를 띄우기 위한 교체 카드를 발동했다. 후반 15분, 김두현 전북 감독대행은 맹성웅과 이동준을 빼고 김건웅과 문선민을 넣으며 피치의 에너지를 보강했다. 최용수 강원 감독도 상대의 변화에 재빠르게 응수했다. 서민우와 정승용을 빼고 김진호와 김대우를 넣으며 포메이션을 정비했다.
후반 중반엔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을 찾은 관중들의 수치가 발표됐다. 6,114명의 팬들이 스타디움에 입장해 강원-전북전을 관람했다. 아울러 강원은 그들의 오렌지 유니폼을 입고 타운에 들어온 이들의 숫자도 따로 집계해 전했다. 608명이었다. 현장의 대략 10%가 강원의 홈 유니폼을 입고 게임을 보고 있었다.
후반 32분, 전북의 좌측 사이드백 김진수가 날카로운 중거리슛으로 강원의 골문을 위협했다. 이광연 골키퍼가 다시 한 번 쳐냈다. 조규성이 쇄도했으나 이광연의 선방은 계속됐다. 그러나 전북이 기어이 역전골까지 완성시켰다. 후반 33분, 조규성이 김진수의 크로스를 받아 헤더로 멀티골을 완성했다. 강원의 한국영이 머리로 걷어내려고 했으나 볼은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 조규성은 광고판을 넘어 원정을 온 전북팬들이 모인 곳으로 달려가 포효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강원은 이정협과 김대원을 빼고 박상혁과 갈레고를 넣으며 반전을 노렸다. 물러설 곳이 없었기에 최대한 공격성을 강화해야 했다. 후반 36분엔 갈레고가 힘이 잔뜩 실린 왼발슛을 날렸다. 볼은 전북의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전북은 후반 44분 조규성을 빼고 구스타보를 넣었다. 막판까지 전방에서 골을 노리겠다는 의도인 듯했다.
결국 경기는 전북의 2-1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전북은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멀티골을 터뜨린 조규성 덕택에 지난 4월 강원전의 패배를 복수했다. 또한 김두현 감독대행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했다. 반면 강원은 이번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K리그1을 기준으로 했을 때 8경기 동안 승리가 없는 상태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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