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쇼핑'말고 '관람'갈만한 쇼핑몰 속 '뮤지엄'…두 곳은?

유동주 기자 2023. 6. 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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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알트원 '라울 뒤피' 회고전 9월6일까지…롯데월드몰 롯데뮤지엄 'JR : CHRONICLES' 8월6일까지
관람객들이 6m길이의 대작 라울 뒤피의 '전기 요정'을 보고 있다./사진=더현대


최근 대형 쇼핑시설에 위치한 전시공간이 인기를 얻고 있다. 주말 쇼핑 나들이를 위해 대형 백화점이나 쇼핑몰을 방문하면서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발길이 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쇼핑시설 내 미술관이나 뮤지엄이 규모와 전시 수준에서 전통적인 미술관에 못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현대 서울과 롯데월드몰이 대표적이다.

더현대의 전시공간 알트원(ALT.1)은 유동인구가 많은 6층 식당가에서도 눈에 잘 띄는 곳에 위치해 백화점 개장 초기부터 이목을 집중시켰다. 접근성이 좋고 화제성 있는 기획으로 이 곳에서 하는 전시는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롯데월드타워 7층 400평 규모로 2018년 문을 연 롯데뮤지엄(LMoA)는 롯데콘서트홀, 샤롯데씨어터와 함께 롯데가 만든 잠실 문화예술타운의 막내다. 석촌호수 뷰를 자랑하는 뮤지엄 입구에 있는 '겟썸 커피'와 함께,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방문한 사람은 없다'고 소문난 인기 문화예술공간이다.

더현대 알트원에선 20세기 대표 거장 중 한 명인 '라울 뒤피'의 회고전, '라울 뒤피: 행복의 멜로디'가 열리고 있다. 프랑스 퐁피두 국립예술문화센터 협력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선 뒤피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퐁피두 센터에서 엄선한 130점을 선보인다.

유채화 등 회화 뿐 아니라 일러스트레이션, 패션, 벽화, 도예 등 다양한 미술분야에서 활약했던 뒤피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기쁨의 화가'로 불리는 뒤피의 작품적 특성을 살려 '라울 뒤피, 행복의 멜로디'로 전시 제목이 정해졌다. 화려한 빛과 색으로 삶이 주는 행복과 기쁨을 잘 표현했던 그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프랑스 퐁피두센터 수석큐레이터가 직접 전시기획 총감독을 맡았다.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퐁피두센터 소장 뒤피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다. 1953년 라울 뒤피 사망 후 미망인 에밀리엔 뒤피가 작품 1600여 점을 프랑스 정부에 기증해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인 퐁피두센터는 뒤피 작품의 최대 소장처다.

뒤피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연작인 1937년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서 벽화로 처음 선보였던 '전기 요정'시리즈도 볼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1952년과 1953년 제작된 오리지널 석판화와 유채화 등이다. 그가 참여했던 패션 일러스트와 실물로는 보기 힘들었던 직접 만든 도자기 작품도 전시돼 있다. 퐁피두 센터 수장고에 있다가 이번에 발굴돼 처음 전시되는 작품들도 있다.

밝은 색채로 삶의 기쁨을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뒤피가 제2차 세계대전으로 망가진 고향 항구를 묘사한 '검은 화물선' 연작도 다수 전시돼 있다. 기쁨과 환희를 작품 속에 담아냈던 뒤피가 세계대전으로 망가진 항구와 바다에 떠다니는 시체들을 묘사한 다소 어두운 그림을 그려야 했던 심정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

프랑스 출신 사잔작가이자 거리 예술가인 제이알(JR)은 전 세계 거리 곳곳에 대형 흑백 사진을 전시하여 사회적 담론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사람들을 예술 활동에 참여시켜 혁신적인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지속해 오고 있다. 2023.05.02./사진=뉴시스

프랑스 출신의 작가 '제이알(JR, b)'의 첫 국내 개인전 'JR : CHRONICLES'은 잠실 롯데월드몰에 있는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제이알은 1983년 프랑스 파리 외곽 슬럼가에서 동유럽과 튀니지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비주류 감성이 짙은 작가다. 빈민가 출신으로 거리의 낙서와 다를 바 없는 '그래피티'로 시작한 제이알은 대형 사진프로젝트로 유명하다.

사진작가라는 단어로만 그의 활동을 규정하긴 어렵다. 전 세계의 건물과 거리를 캔버스로 자신만의 작품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그가 세계적 명성을 얻은 것도 거리를 전시장 삼았던 대형 프로젝트가 언론을 통해 알려져서다. 거리의 불량 청소년이나 다름없던 그가 삼성이 1990년대 만들었던 'ECX1' 자동 필름카메라를 '우연히' 손에 넣은 뒤 사진예술에 눈을 뜨고 세계의 주목을 받는 대형 작가로 커가는 과정을 이번 전시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사진이나 예술에 관한 정규교육을 받지 않은 '제이알'이 주변의 지인들과 자신의 거주 지역인 슬럼가의 풍경 그리고 파리 외곽 이민·난민촌 소요사태의 모습을 찍어내면서 어떻게 작가로 성장할 수 있었는 살펴보는 것도 이번 전시가 주는 흥미로운 주제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롯데뮤지엄은 세계적인 아티스트 제이알(JR)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 'JR: CHRONICLES' 언론 공개 행사를 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롯데뮤지엄에서 갖고 작가가 처음으로 사용한 삼성카메라를 전시하고 있다.. 2023.05.02.


아시아 최초인 이번 서울 개인전에선 그가 최근 관심 갖는 프로젝트들과 지난 20여년 작품들을 한군데서 볼 수 있다. 사진과 영상 그리고 그간의 작품 아카이브 등 140여점이 롯데뮤지엄에 전시되고 있다. 2019 년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에서 시작해 독일 뮌헨 쿤스트할레를 거쳐 서울 잠실로 왔다.

전시된 작품 중 휘트 페이스트 업(wheat paste-up)은 각 피사체를 찍은 뒤 콜라주처럼 이미지를 잘라 붙여 만든 것으로 군중이 모여 움직이는 듯한 대형 작품이다. 실제로는 작품 속 각 인물들이 한 곳에 모이지 않고 각자 찍은 사진과 영상을 붙인 것이다. 최근 유행하고 인기를 얻고 있는 미디어 아트와 유사한 느낌을 준다.

이번 전시는 부제가 '연대기(CHRONICLES)'인 만큼 다양한 연대기 작품들이 선보인다. 특히 '뉴욕 연대기'는 2018년 여름 제이알과 스튜디오팀이 6미터의 트레일러를 뉴욕 곳곳에 세우고 만든 대형 프로젝트다. 1000명이 넘는 행인이 참가해 벽화에 자신의 모습을 남겼다.

비주류 출신 제이알은 노인과 여성 그리고 성소수자 등에 관한 작품도 많다. 이번 전시에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브라질 빈민가인 파벨라, 대형 장벽이 설치된 미국-멕시코 국경 등 다큐멘터리에서 익숙한 곳이 그의 프로젝트 장소다.

세계적인 아티스트 제이알(JR)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 'JR: CHRONICLES' 언론 공개 행사.2023.05.02./사진=뉴시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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