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온열질환
작년 7월, 올해는 5월 발생
◆ 폭염이 바꾸는 한국 ◆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폭염과 열대야가 잦아지면서 온열질환 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피해 규모도 매년 커지고 있다.
1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 사망자 발생이 지난해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졌다.
지난달 21일 오후 4시께 단기 비자로 입국한 중국 국적 남성(44)이 경남 창녕군 밭에서 양파를 수확하며 쉬는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졌다.
이는 올 들어 처음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례로 지난해(7월 1일)에 비해 무려 41일이나 이른 것이다. 당일 최고기온은 30.2도였으며 사고가 일어난 오후 4시께 기온은 29.7도였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철 온열질환자는 1564명으로 전년 대비 13.7% 증가했다. 이들 중 50대가 22.0%로 가장 많았으며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체 환자의 27%를 차지했다.
인구 10만명당 온열질환자 수는 80세 이상(6.4명)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총 9명으로 이 중 7명이 60세 이상이었다. 역대급으로 더웠던 여름으로 회자되는 2018년에는 48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여름철 기온 상승과 폭염에 취약한 고령층 인구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0년(1990~2020년)간 평균 폭염 일수는 1.7일, 열대야는 1.9일 늘어났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주민등록 인구의 18%가 65세 이상이었으며 50대 비중은 16.7%에 달했다. 국민 3명 가운데 1명꼴로 50대 이상인 셈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혼자 거주하고 있는 강 모씨(88)는 "2018년 더위를 먹고 쓰러졌다 응급실에 갔던 적이 있어 여름마다 외출하기가 겁난다"며 "너무 더운 날에는 노인정에 가기도 힘들어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매년 더 길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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