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득구 의원 “이동관 아들 학폭 피해자 최소 4명···2년간 이뤄져” 주장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송통신위원장 유력 후보인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 아들의 하나고 재학 시절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피해자가 최소 4명이고, 학폭도 2년에 걸쳐 이뤄졌다고 11일 주장했다. 피해자로 지목된 한 명은 입장문을 내고 자신을 “피해자로 분류하지 말아달라”면서 일방의 괴롭힘이 아니라 쌍방의 다툼이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특보가 지난 8일 공개한 ‘학폭 사건 논란에 대한 입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강 의원은 “이 특보의 입장문은 학생 B라고 지칭한 1명만을 (피해자라는) 전제로 진술했다”며 “이 특보의 아들로부터 피해받은 학생은 확인된 수만 최소 4명으로, 현장에서는 피해 학생이 더 있을 수 있다는 말도 전해진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실제 학폭은 이 특보의 아들이 2011년 3월부터 전학 가기 전인 2012년 5월까지 이뤄졌다”며 “그런데 이 특보는 마치 짧은 기간 (벌어진) 단순 학폭인 것처럼 둔갑시켰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특보는 지난 8일 “2011년 1학년 재학 당시 자녀 A와 학생 B 상호 간 물리적 다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방적 가해 상황은 아니었고 1학년 당시 당사자 간에 이미 사과와 화해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 특보는 “B가 A에 대한 처벌과 전학을 하지 말라고 담임교사와 교장에 호소했으며 둘은 졸업 후에도 서로 연락하고 지내는 사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이날 “상호 간 물리적 다툼이라면 피해 학생 4명도 모두 가해 학생이 된다. 해명이 필요하다”며 “사과와 화해는 이 특보가 말하는 게 아니라 B와 피해 학생 4명이 근거를 갖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 특보가 언론에 공개된 피해 학생 진술서를 “학생지도부의 정식진술서가 아니어서 효력이 없으며, 학생 서명이 빠져 있다. 언론에 유출된 것은 사본으로 서명과 작성 날짜가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 “피해 학생 진술서 진위에 대해 가해 학생 학부모인 이 특보가 결론을 내리느냐”며 “이런 것을 확인하기 위해 학폭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특보 아들 학폭 관련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는 열리지 않았다.
강 의원은 이 특보가 “학교 선도위원회 결정으로 자녀에 대해 학기 중 전학 조치가 내려졌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선도위는 초·중등교육법에 근거하며 시행령 31조에서 말하는 징계에는 전학 조치라는 징계가 없다. 명백한 허위”라고 주장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하나고는 이 특보 자녀에 대한 선도위조차 열린 바 없다고 답변했다”며 “학폭위는 커녕 선도위조차 열리지 않은 채 이 특보 아들의 학폭은 전학으로 유야무야됐다는 말이냐”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 특보는 선도위가 열렸는지, 어떤 논의를 했고, 결론을 내렸는지 밝혀야 한다”며 “또한 전학을 갔다면 하나고와 (A가 전학을 간) 단대부고 사이에 오간 전학사유서와 전입신고서도 공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 특보가 김승유 당시 하나고 이사장에게 통화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알기 위해 문의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한 것을 두고 “권력자들의 전형적인 멘트”라며 “가해 학생 학부모가 된 상태에서 학폭 사건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 담임교사나 생활지도부 교사가 아닌 학교 이사장에게 직접 전화해 문의할 수 있는 학부모가 대한민국에 몇 명이나 되나”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 특보가 “2012년 공직(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언론특별보좌관)을 떠난 민간인 신분이라 (아들 전학 당시)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가 아니었다”고 한 데 대해 “이 특보의 전화를 받고 김승유 이사장인 나서서 학폭 상황을 알아본다고 했다. 통화 자체가 권력이고 외압”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 특보 아들이 고려대에 수시로 입학한 점을 거론하며 “이 사안은 학폭위가 열리고 학생부에 기재됐다면 (대입) 수시에서 불합격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책임은 임명권자인 윤석열 대통령과 인사검증 실질적 책임자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있다”며 “이 특보가 ‘학폭 끝판왕 권력실세’라는 오명을 갖지 않으려면 대통령실 특보 자리도 지금 당장 내려오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 특보 아들 폭행 피해자로 지목된 한 인물은 이날 연합뉴스에 입장문을 보내 “가해 학생이라 불리는 친구(이 특보 아들 A)로부터 사과받고 1학년 1학기에 이미 화해한 상황”이라며 “나를 포함해 일부 학생이 보낸 진술서를 본 일부 선생님이 A의 처벌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들었다. 진술서를 쓴 다른 학생들과 같이 선생님들에게 다가가 ‘우리는 (A의) 전학을 원치 않는다. 막아달라’고 읍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술서에 대해 “특정 교사가 겪었거나 알고 있는 피해사례를 모두 적어달라고 해 공식적으로 사용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편한 마음으로 진술한 것”이라며 “진술 내용은 1학년 초반에 있었던 일이고, 시점은 2학년 4~5월경이라 시간적 간격이 있어 기억에 혼선이 있거나 다른 친구들의 피해 사례와 섞인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방의 괴롭힘이 아닌 쌍방의 다툼 사례들이 있었음에도, 내가 그 피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입힌 ‘가해’는 진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도 A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4월에도 만나는 등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며 “나를 학폭 피해자로 간주하며 조명하는 것이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다. 나를 피해자로 분류하지 말아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강 의원은 이 피해자의 입장문에 대해 “그 입장은 존중하지만 다른 피해자들도 있다는 게 본질”이라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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