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올라간 결승전에서 우승했다. 앞으로 외계인 이창호처럼은 아니어도 이세돌처럼 우승 행진을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었을지 모른다. 한번 올라간 산을 두 번째 오르기는 쉽다지 않나.
7년 동안 열 번 넘는 결승전을 치렀다. 상금이 다 준우승 덕이었다. 첫 우승 뒤로 꼭 아홉 번, 가장 높은 곳에서 넘어졌다.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것이 다행히 백홍석 앞에서도 없었다.
2012년 5월 4회 비씨카드배 세계대회 결승5번기가 끝났다. 스물다섯 살 백홍석이 열여덟 살 중국 당이페이를 3대1로 눌렀다. 세계 챔피언은 "날아갈 것처럼 좋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튿날 상금 3억원을 받았다.
신진서는 백94를 들어갈 때 이대로 흑을 잡았다고 생각했을까. 흑95로 막고 97을 거쳐 99에 젖히자 사는 길이 나타났다. <그림1> 백1을 먼저 두었다면 흑2에 이어 귀를 살릴 수 있을까. 백3을 맞으면 살기 어려울 것이다. 바른 정신이라면 흑2로는 '× '에 두며 살길을 열어야 한다. 백98에 지키지 않고 <그림2> 1로 잡자 하면 12까지 거꾸로 백이 잡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