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르 15년 집념 … 유럽 정복한 맨시티
잉글랜드 프로축구 구단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창단 129년 만에 첫 유럽 정상에 올랐다. 15년간 투자해왔던 아랍에미리트(UAE)의 부호 셰이크 만수르 맨시티 구단주의 꿈도 이뤄졌다. 맨시티는 11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후반 23분에 터진 미드필더 로드리의 결승골로 인터밀란(이탈리아)을 1대0으로 눌렀다. 앞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FA컵 정상에 오른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를 더해 시즌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시즌 트레블은 잉글랜드 팀으로 199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두 번째, 유럽 전체에서 단 8개 팀만 이룬 대기록이다.
1880년 창단한 맨시티는 2008년 당시 만수르가 자신이 소유한 아부다비 투자개발그룹을 통해 인수한 뒤로 잉글랜드 대표 구단으로 탈바꿈했다. 개인 재산만 380억달러(약 49조원)로 알려진 그는 매 시즌 맨시티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유럽 이적 시장 전문 사이트인 트란스페르마르크트에 따르면 맨시티는 2022-2023시즌 선수단 총 연봉 규모만 10억5000만유로(약 1조4500억원)에 달해 프리미어리그 팀 중 1위에 올랐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뒤 우승이 없던 맨시티는 2011-2012시즌 첫 리그 정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2시즌 동안 7차례 우승했다. 그러나 유독 유럽 정상을 정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맨시티는 2011-2012시즌에 처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올랐는데, 9년이 지난 2020-2021시즌이 돼서야 처음 결승에 올랐다. 이때도 맨시티는 첼시에 0대1로 패해 준우승했다.
맨시티는 지난해에도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준결승에서 밀렸다. 2022-2023시즌 초부터 맨시티는 절치부심했다. 특급 골잡이로 떠오른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 특급 도우미 케빈 더브라위너를 앞세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부터 승승장구했다. 특히 홀란의 활약이 빛났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시즌 최다 골(36골)을 기록한 홀란은 비록 결승전에서는 골이 없었지만 챔피언스리그 득점왕(12골)으로 맨시티를 유럽 정상으로 이끌었다.
결승전에서 만난 인터밀란을 상대로 맨시티는 공세를 막으면서 빈틈을 노리는 전략을 선보였다. 슈팅 수에서 7대14로 밀렸지만, 결정적인 한 방으로 인터밀란을 무너뜨렸다. 후반 23분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가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자 맨시티 선수들과 팬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그리고 남은 20여 분 동안 인터밀란의 공세를 실점 없이 막았고 마침내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섰다.
2010년 8월 이후 13년 만에 축구장을 직접 찾은 만수르 구단주는 맨시티의 우승에 감격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만수르 구단주는 "선수들을 비롯한 구단의 모든 사람에게 축하와 감사를 전한다. 우리는 계속 이 성공을 함께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6년 맨시티 감독으로 부임한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 시절(2008-2009시즌, 2010-2011시즌)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특히 2008-2009시즌 바르셀로나의 시즌 트레블을 이끈 뒤 다른 팀에서 또 한번 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최초의 감독이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리의 우승은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었다. 이제 맨시티가 언제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냐고 따져 묻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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