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韓왔던 올트먼, 반도체·블록체인 협력 제안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김대기 기자(daekey1@mk.co.kr),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2023. 6. 1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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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 면담
가상자산 프로젝트에도 관심
오픈AI, 한국사무소 설립 검토
메모리반도체 생산 확대 기대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방문해 '광폭 행보'를 펼쳤다. 올트먼 CEO는 이번 방한에서 인공지능(AI) 기업 투자, 메모리 반도체, 가상자산에 방점을 찍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과 올트먼 CEO가 지난 9일 서울에서 만나 AI 기업 투자 협력을 논의했다. 올트먼 CEO와 단독으로 만난 국내 기업인은 최 사장이 유일하다. 미국 투자법인 하이코캐피탈을 통해 인연을 맺었고 단독 미팅도 최 사장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에서는 오픈AI, 웹3 등 투자에 대한 양사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웹3은 탈중앙화·독립적 웹을 뜻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SK그룹과 오픈AI 네트워크가 구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우선 SK네트웍스 계열사인 SK매직 가전제품에 AI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올트먼 CEO 방한은 한국 스타트업 업계도 들썩이게 했다. 그는 국내 스타트업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몇 년간은 인터넷 등장 이후 가장 좋은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며 "AI라는 파괴적이고 강력한 기술을 활용하는 창업자들에게 그야말로 적기"라고 말했다.

국내 AI 기업에 투자하는 규모를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는 점도 전했다. 앞서 오픈AI는 기업들이 챗GPT 기능을 접목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개방했다. 오픈AI 한국사무소 개설도 검토하고 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한국사무소가 한국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올트먼 CEO는 AI 생태계 구축에서 반도체 역할도 강조했다.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AI 시대에는 막대한 데이터 양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늘 것"이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은 한국 반도체 기업에 생산능력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은 2020년 220억달러(약 27조원)에서 올해는 553억달러(약 69조원)까지 성장하고, 2026년에는 861억달러(약 107조원)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반도체 개발과 생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개발해 생성형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해왔다. 현재는 4세대 모델 HBM3를 엔비디아 H100에 탑재하고 있다.

올트먼 CEO 행보에서 눈여겨볼 포인트 중 하나는 블록체인이다. 지난 10일에는 '월드코인 서울 밋업'에 참석해 "블록체인은 세상을 전부 바꿀 수준의 특이점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놀라운 기술"이라고 말했다.

올트먼 CEO는 월드코인 공동 대표이기도 하다. 월드코인은 '오브(Orb)'라는 홍채인식 디바이스로 데이터를 블록체인을 통해 연결한다. 블록체인 생성에 기여한 이들에게는 월드코인을 발급한다. 월드코인 프로젝트는 가상자산을 통한 기본소득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기 위해 시작됐다.

올트먼 CEO는 "한국은 기술 강국이고 가상자산에도 관심이 많아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승훈 기자 / 김대기 기자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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