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가 K벤처에 주목한 까닭
독성물질로 신약개발 연구
지난 9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가 국내 바이오 업체 '빌릭스'를 이례적으로 보도했다. 2018년 설립된 직원 16명 규모의 작은 한국 업체를 주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빌릭스는 '빌리루빈'이란 물질을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을 하고 있는 회사다. 빌리루빈은 독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신체가 오래된 적혈구를 제거할 때 생성되는 신진대사 폐기물로, 혈중 농도가 높아지면 눈과 피부를 노랗게 만드는 황달을 유발한다. 신생아의 경우 빌리루빈으로 인해 뇌 손상까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과학계는 빌리루빈을 새롭게 주목한다. 해로운 염증을 억제하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이자 호르몬을 조절해 신진대사와 체중을 조절하는 물질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적당한 빌리루빈 수치가 심장 질환이나 염증성 장 질환, 당뇨병, 암 등의 질병에 걸릴 가능성을 낮춘다는 연구도 있다.
이 때문에 빌리루빈 약제화 시도가 잇따랐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빌리루빈이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을 띠며 빛에 의해 분해돼 체내에서 빠르게 배출됐기 때문이다. 빌릭스 공동설립자인 전상용 KAIST 생명과학과 교수를 주축으로 한 연구진은 물에 녹는, 빛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 빌리루빈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 체내 수명을 20분 미만에서 수시간으로 늘렸다. 빌릭스는 올 하반기 호주에서 40명 규모로 1상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호주 인종 구성이 미국과 유사해 향후 미국 내 임상시험 허가에 유리할 것이란 판단이다. 사이언스는 "안전성이 입증된다면 천식이나 뇌졸중 등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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