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고졸신화 양향자, 극비리 신당 창당 준비

이지용 기자(sepiros@mk.co.kr), 위지혜 기자(wee.jihae@mk.co.kr) 2023. 6. 1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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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곧 발기인 모집 이르면 이달말 발대식
梁 “국민에 희망될 수 있도록 준비”
기존 정치문법과 철저히 거리 두고
문제해결·정책중심 정당 표방할 듯
9월엔 ‘금태섭 신당’도 모습 드러내
무당층 30% 겨냥 제3지대 본격화

작년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강행 과정에 반발해 친정인 민주당과 멀어진 후 독자노선을 걷던 무소속 양향자(광주 서을) 의원이 극비리에 신당창당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 의원은 이르면 이달 말께 신당 창당을 위한 발대식을 준비 중이다. 양 의원은 조만간 발기인 모집에 착수할 예정이며 주변 사람들과 신당의 콘셉트, 방향 설정 등을 위한 의견을 교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태섭 전 의원, ‘정치 9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등을 중심으로 무당층을 끌어 안기 위한 신당 창당 모색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이면서 경제·민생 이슈에서 중립적 색채를 유지해 온 양 의원이 먼저 신당의 깃발을 들게 되는 셈이다. 반도체 전문가 출신의 양 의원은 당리당략 중심의 기존 정치권 문법과는 다른 문제해결과 정책 중심 정당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계에서 ‘제3지대’ 선언이 본격화 되는 것으로 현재 유권자 30%에 육박하고 있는 무당층을 겨냥한 정치권의 표심 쟁탈전도 본격 점화될 전망이다.

양향자 의원
양 의원은 아직 신당의 정확한 지향점을 비롯해 참여 멤버 등을 모두 극비에 부치고 보안을 유지 중이다. 그는 기자와의 문자를 통해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도록 온 정성을 다해 준비 중”이라면서도 “어려운 일이라 신중할 수 밖에 없고 아직 작은 언급조차 조심스러운 시간”이라고 말했다.

양 의원이 신당 창당에 나선 것은 작년 ‘검수완박’ 국면에서 친정인 민주당과 갈라선 이후 줄곧 고심해 온 정치적 행로의 결론으로 보인다. 양 의원은 1985년 고졸 학력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해 여성으로서 처음 임원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작년 무소속 의원으로서 이례적으로 여당인 국민의힘의 반도체특위 위원장직을 맡아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K칩스법’(반도체 산업 지원 특별법) 뼈대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반면, 이 일로 친정인 민주당에 ‘미운 털’이 박히면서 국회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을 겪기도 했다.

그간 양 의원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으로 이적하지 않겠냐는 예측도 나왔지만 양 의원은 당적을 바꾸는 대신 ‘제3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양 의원이 만드는 신당은 당리당략 중심의 기존 정치문법과 철저히 거리를 두는 대신 중도층과 청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도 혁신에 기반한 정책중심 정치를 표방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 4월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계획 보고회에서 양향자 의원(앞줄 오른쪽 두번째)이 최상목 경제수석비서관, 한무경, 윤두현 의원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04.14. [사진 =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승환 기자]
내년 총선을 겨냥한 신당 창당 움직임은 최근 9월 추석 전까지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발표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시기적으로 양 의원이 창당을 먼저 하게 되면 금 전 의원도 창당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 양 의원에게 문자를 보내 금 전 의원이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신당을 함께 만들 가능성에 대해 묻자 “응원 드리지만 함께 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제3지대 신당이 본격 출현하면서 무당층·중도층 쟁탈전도 불붙을 전망이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6~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3지대 정당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6.8%에 달했다. 또 한국갤럽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여야 모두를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이 30%에 달하고 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편, 현행 소선거구제가 제3당이나 신생 정당에 불리한 체제여서 이런 여론이 온전히 신당 창당의 성공적 결과로 이어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현재 국회에서 선거제 개편을 논의 중이기는 하나, 여야 간 이견이 커 기존 제도를 뒤엎는 수준의 개편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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