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단합 해치지 말라" 칼 빼든 이재명···윤리감찰단에 조사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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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지난 9일 지지자들과 경기 성남시 모란역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현근택 부원장 페이스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 출마자들의 당 단합을 해치는 언행 등에 대해 윤리감찰을 지시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일부 인물들이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도전하면서 "수박 깨러간다"고 발언하는 등 내홍이 격화되면서다. 수박은 친명계에서 비명계 인사를 비난하며 쓰는 단어로 '겉은 파란 민주당이지만 속은 빨간 국민의힘' 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출마자가 출마자 또는 당원 대상으로 당 단합을 해치는 언사와 상대의 인격을 훼손하는 모욕적인 발언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며 "이런 언행 전반에 대해 윤리감찰단에서 조사하라고 (윤리감찰단에 직접)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이같은 지시를 내린 것은 내년 총선에 도전장을 낸 인사들 중 일부가 당 단합을 해치는 언사를 함으로써 당내 갈등을 격화시키고 있단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지난 5일 양문석 전 통영고성지역위원장이 전해철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안산상록갑 출마선언을 하면서 "민주당에 치명적인 반개혁 세력인 '수박'의 뿌리를 뽑아버리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위원장은 친명계 인사로 분류되며 통영·고성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두 차례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양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기존 출마 지역이 아닌 전 의원 지역구에 도전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또한 지난 9일 성남시 중원구 출마를 준비 중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성남시 모란역 앞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서명운동'을 벌였다. 해당 장소는 현역 의원인 윤영찬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현 부원장은 당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지지자들과 수박을 먹는 사진을 올리며 "더운 날은 수박이 제일입니다. 함께 하는 분들과 나눠 먹으니 더욱 맛있습니다"라고 남겼다. 이에 지지자들은 "수박을 깨야 한다"는 등 댓글을 남겼다. 현 부원장은 친명계, 윤 의원은 이낙연계 인사로 분류된다.

한편 이날 강 대변인은 이 대표가 윤리감찰단 조사 지시를 내린 것이 최근 불거진 '수박' 발언 때문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감찰지시"라고 답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