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성매매·도박…아들 문제로 맞붙은 김기현-이재명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로의 아들 의혹을 집중 난타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양측이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관계 복원 조짐이 감지되기도 했지만, 주말 새 가족을 겨냥한 설전을 주고받으며 원점으로 되돌아 간 모양새다.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여진도 이어지면서 여야의 공방이 격화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신의 아들이 암호화폐 관련 업체 직원으로 일하는 것에 대한 논란을 언급하며 "뭐가 잘못된 일인가"라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아들이 직원 30명 정도 되는 중소벤처기업(언오픈드)에 직원으로 취업했다"며 "회사 주식을 1주도 보유하지 않은 채 봉급 받고 일하는 회사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신이 '가상자산 과세 유예' 주장을 내놓은 지 5개월 후 아들이 해당 기업에 취업했다며 야권에서 제기한 이해충돌 가능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이 대표 아들이 상습도박, 성매매를 한 것은 사실인가"라며 "이제는 이 대표가 답할 차례"라고 맞불을 놨다. 이는 지난해 이 대표 장남이 상습 도박과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을 겨냥한 것이다.
전날 이 대표는 SNS에 김 대표 아들이 코인업체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보도 내용을 공유하며 "김 대표가 답할 차례"라고 저격했다. 해당 기사는 가상자산 업체 직원인 김 대표 아들이 거액의 업계 관련 주식을 보유한 정황이 있고, 김 대표가 원내대표 시절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주장해 이해충돌 소지도 있다고 짚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가상자산 투자 논란에 휩싸여 탈당한 김남국 의원을 몰아붙였던 김 대표가 '공격수'를 자처할 만한 입장이 아니라며, 이해충돌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고 이 대표도 공개적으로 "답하라"고 압박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김 대표가 '문제 없다'는 입장을 내자 "의혹을 제기받자 이렇게 발끈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핵심은 김 대표와 아들이 가상자산을 보유했는지, 지금도 보유하고 있는지, 또 김 대표가 가상자산 업계와 연관돼 있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와 가족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 및 그동안의 거래 내역을 공개하면 끝날 일"이라고 역공했다.
공개토론에 합의하고도 보름 넘게 방식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김 대표와 이 대표가 자식 문제까지 꺼내 충돌하면서 토론이 불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두 사람은 공개토론이 성사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기며 '네 탓' 공방을 벌여왔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김 대표가 자꾸 비공식적인 만남을 요청하고, 국민이 지켜보는 정책 대화는 미루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고 했고, 김 대표는 "자꾸 대화는 안 하고 논쟁만 하자고 하니까 답답한 노릇"이라고 서로에게 화살을 돌렸다.
아들 난타전과 동시에 양측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을 놓고도 정면 충돌했다.
김 대표는 이틀 연속 이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 "모욕당하고도 항의조차 못 했다. 역대급 외교 참사"라고 맹폭했다. 그는 "'중국몽'에 사로잡혀 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굴욕적인 사대주의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이 대표의 예고된 참사"라면서 "고압적이고 고의적인 하대에 입도 벙긋하지 못한 채 저자세로 일관한 것이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됐다는 뜻인가"라고 이 대표의 '국익을 위한 협조' 발언을 비꼬았다.
앞서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 대표와 만찬 회동에서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며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며 윤석열 정부 외교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외교부는 전날 싱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고, 중국도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하며 맞불을 놓으면서 경색된 양국 관계 긴장이 한층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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