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진 장난감 … 세트 대신 낱개포장 인기

김규식 기자(dorabono@mk.co.kr) 2023. 6. 11. 16: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난감 가격 고공행진하자
수천원짜리 소포장 잘팔려
산리오·킨더조이·포켓몬 등
캐릭터 상품도 수집욕구 자극
편의점 '소확행' 놀이공간으로

스페인 매직박스토이가 2018년에 출시한 '슈퍼띵즈(SuperThings)'는 '유럽판 포켓몬스터'로 유명한 장난감이다. 출시된 지 5년여 만에 전 세계 30개국에서 20억개 이상 팔리면서 스페인을 중심으로 피규어 열풍을 불러왔다. 슈퍼띵즈의 국내 정식 판매가는 12만5000원. 그동안 각종 캐릭터 피규어를 랜덤으로 50개 넣어 판매했는데, 올해부터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낱개로 판매하기로 했다. 가격은 피규어 하나당 2500원으로 아이들 또한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장난감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소형 완구류'가 편의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들이 선호하는 레고 등 수입 장난감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편의점들이 장난감을 쪼개 판매해 매출을 늘리고 있다. 슈퍼띵즈 같은 피규어 장난감은 아이들의 수집욕을 자극하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주로 사던 장난감 유통 경로가 점차 편의점으로 확대되고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 편의점에서 짱구, 산리오, 포켓몬 등 캐릭터를 소형으로 상품화해 키링과 스티커로 판매하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GS25에서 캐릭터 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5% 늘어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캐릭터 장난감의 가격은 1개당 3000~8000원 수준으로 아이들과 편의점에 들렀을 때 부담 없는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알파세대를 중심으로 편의점이 하나의 소비 놀이터로 인식되면서 완구류 매출도 캐릭터 상품을 중심으로 최근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토이캔디' 또한 편의점 매출을 견인하는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CU에서 킨더조이 등 토이캔디 매출은 올해 1~5월 78.9% 급증할 만큼 빠르게 시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토이캔디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넘게 성장했는데, 전면등교가 시행되면서 시장이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이들이 교실에서 캐릭터로 놀이를 하면 할수록 점차 수집 경쟁이 나타난다"며 "아이들이 가까운 편의점에서 캐릭터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살 수 있도록 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토이캔디가 인기를 끌자 수집 열풍은 점차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확산하고 있다. CU에서 지난해 판매된 토이캔디 매출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20대 비중이 26.3%를 차지했다. 학부모가 주로 차지하고 있는 40대 이상 소비자 비중이 같은 기간 27.2%였던 것을 생각하면 엇비슷한 수준이다. 고물가에 따른 경기 한파가 지속되자 MZ세대가 유년 시절 누렸던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면서 '소확행'을 즐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완구 전문점과 달리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장난감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자녀들을 위해 구매하는 40대는 물론이고 캐릭터와 함께 유년 시절을 보냈던 20·30대도 주요한 소비층"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는 편의점이 소비문화를 즐기는 축으로 부상한 것으로 보고 상품군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 편의점 상품은 소비자가 긴급하게 필요할 때 빠르게 구매할 수 있는 필수재 위주로 구성됐다면 앞으로는 적은 금액으로 소비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제품이 매출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CU는 올해 자체 커머스 애플리케이션(앱) 포켓CU의 홈배송 메뉴 안에 키즈·완구 메뉴 탭을 신설했다"며 "MZ세대를 중심으로 비대면 주문 서비스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판매 채널을 통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규식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