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원상이 돌아왔다…든든한 울산의 선두 독주
올해는 ‘울산 천하’를 넘어 새 역사가 나올지 모른다. 압도적인 선두 레이스를 질주하는 울산 현대가 기다리고 기다렸던 이 선수의 부활에 웃는다.
울산은 지난 10일 울산문수축구장에서 열린 K리그1 18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5-1 대승을 신고했다.
울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의 절반을 치르기도 전에 승점 44점을 쌓았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승강제 도입 이래 처음으로 승점 90점을 넘을지도 모른다. 직전까지 최다 승점은 2018년 전북 현대의 86점이었다.
울산의 승승장구에 힘이 실리는 것은 엄원상(24)이 길었던 침묵을 깬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엄원상은 짠물 수비를 자랑하는 제주를 상대로 3골에 관여했다. 엄원상은 전반 29분 상대 골키퍼로 향하는 패스를 낚아채 바코에게 페널티킥(PK) 선제골을 선물하더니 후반 7분 감각적인 크로스로 아타루의 K리그 데뷔골까지 도왔다. 1분 뒤에는 70m 가까운 단독 드리블 돌파로 득점까지 터뜨렸다.
지난해 울산의 K리그1 우승컵을 안겼던 엄원상의 활약상이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엄원상은 지난 시즌 12골 6도움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엄원상은 올해도 큰 기대를 모았지만 공격 포인트가 터지지 않으며 슬럼프에 빠졌다. 그가 마지막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것은 지난 4월 8일 수원FC전이었다. 울산 홍명보 감독은 “선수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플레이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기에 언젠가 터질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엄원상은 이날 시즌 3호골과 3번째 도움을 동시에 기록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그는 “지금껏 축구하면서 굉장히 힘든 경험이자 슬럼프라 생각했다”면서 “주변에서 잘 도와주셨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활짝 웃었다.
엄원상이 살아나면서 울산은 어디서 터질지 예측하기 힘든 팀으로 거듭났다. 주민규(10골)가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바코(8골·공동 2위)와 루빅손(6골·공동 4위)이 측면에서 득점에 가세하고 있다. 마틴 아담(4골 3도움)과 엄원상이 그 뒤를 받치는 형국이다.
엄원상의 부활은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중요한 변수다. 국가대표급인 그가 살아난다면 아시안게임 3연패 희망도 커지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우리 팀에는 아쉬운 일이지만 (엄)원상이가 없는 상태로 9월을 견딜 각오를 하고 있다. 그 때까지 좋은 활약상을 펼쳤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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