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1루수’ 없는 AG 대표팀 야수 운용의 길, ‘1루수’로 통한다
멀티요원 많아 경기 상황 따라 유연 활용
최원준은 외야, 강백호는 지명타자 우선
지난 9일 발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명단에는 이른바 ‘전문 1루수’는 없다. 전체 엔트리 24명 가운데 투수 12명(아마추어 1명 포함)과 포수 2명을 제외하고 야수진을 10명으로 채우는 과정에서 공격력을 갖춘 ‘유틸리티 플레이어’를 우선 선발 대상에 둔 결과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예비 코칭스태프, 전력 강화위원들은 ‘전문 1루수’ 공백이 대표팀 야수 운용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 1루수는 아니더라도 1루수 가능 자원은 많기 때문이다.
대표팀 야수진은 수적으로 아쉬움이 크다. 이에 야수 운용에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 1루 자리는 야수 운용을 원활하게 하는 통로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대표팀 야수진 가운데 1루수로 상시 출전이 가능한 선수는 일단 4명으로 좁혀진다. 코너 내야수인 문보경(LG), 노시환(한화)과 최근 상무에서 1루수로 출전이 잦았던 최원준 그리고 지명타자뿐 아니라 우익수와 1루수를 겸업하고 있는 강백호(KT) 등이 언제든 1루수 미트를 낄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이들 자원 안에서 야수 기용의 틀을 만들 계획이다. 이미 나름의 밑그림을 그려놨다.
류 감독은 11일 전화 인터뷰에서 “앞으로 코칭스태프 미팅이 있을 것이다. 또 대회 현지로 가기 전, 약 일주일간 준비 기간도 있다”며 전략 구체화에 대한 여지를 두면서도 “1루수로는 문보경, 3루수는 노시환이 나설 가능성이 현재로서 크다”고 전했다. 이대로라면 최원준과 강백호의 포지션도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최원준은 이정후(키움), 최지훈(SSG)과 함께 외야수로 나서게 되고, 강백호는 지명타자로 출전해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문보경이 1루수로 우선 고려되는 것은 지난 시즌 코너 내야 양쪽을 오가며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인 이력 때문으로 보인다. 문보경은 올시즌에는 외국인선수 오스틴 딘이 1루수로 주로 출전하며 3루수로 집중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에는 1루수로도 출전이 잦았다. 지난 시즌에는 3루수로 364타석에 나서며 1루수로도 98타석 들어섰다. 또 LG에 1루수가 불투명했던 2021시즌에는 1루수로 186타석이나 소화했다.
문보경이 1루수가 아닌 다른 자리에서도 뛰더라도 몇 가지 옵션이 가능하다. 예컨대 비상 상황에서 최원준이 대체 1루수로 나선다면, 강백호가 우익수로 출전할 수도 있다. 강백호는 10일 현재 올시즌 우익수로 뛰면서 98타석이나 기록했다.
한두 경기의 한두 장면으로 성패가 갈리는 국제대회일수록 야수 운용의 순발력이 필요하다. 1루수 활용법도 야수 전력을 극대화하는 하나의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센터 내야수로는 박성한(SSG)과 김혜성(키움)이 각각 주전 유격수와 2루수로 출전이 유력한 가운데 유격수와 2루수로 모두 출전이 가능한 김주원(NC)과 김지찬(삼성)이 대기할 전망. 경우에 따라 김혜성이 외야수로도 나서게 되더라도 대체 가능한 센터 내야수 자원도 충분하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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