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 기분 좋네, 업 됐어” KIA 사람들이 봐도 달라졌다…2023년판 ‘더위사냥’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뛰는 것부터 보세요, 기분 좋아 갖고 자신 있게 뛰잖아요.”
KIA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31)가 상승세를 탄 건 당연히 KIA 사람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장기레이스에서 동고동락하는 동료이자 최고참 최형우는 10일 잠실 두산전을 마치고 웃으며 위와 같이 얘기했다.
김종국 감독은 10일 두산전을 앞두고 “작년 5월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라고 했다. 소크라테스는 작년 5월에만 타율 0.415 5홈런 28타점 20득점이었다. 올해는 6월 들어 불타올랐다. 10일 경기까지 8경기서 28타수 14안타 타율 0.500 2홈런 9타점 10득점이다.
결국 52경기서 타율 0.325 8홈런 36타점 31득점 OPS 0.899가 됐다. 득점권타율은 0.308. 5월 중순부터 타격감이 올라왔는데, 최근 절정이다. 좌투수에게 약점이 뚜렷했지만, 올 시즌에는 타율 0.302로 준수하다. 최근 많이 보정한 결과다.
소크라테스는 최근 김종국 감독에게 “습하고 더워지면 컨디션이 오르는 스타일이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대화를 해보니 자신감이 붙었다. 왼손투수에겐 벽을 오랫동안 만든 결과다. 그러다 보니 변화구에 잘 안 속는다”라고 했다. 어떤 유형의 투수를 만나도 자신의 타격 매커닉을 유지한다. 공을 보는 시간이 짧은 좌투수라고 해서 미리 팔부터 마중 나가는 등의 악습이 없다. 벽이 무너지지 않는 의미다.
작년에는 5월에 최근처럼 미쳐 날뛰었다. 그런데 6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다 7월 초에 김광현(SSG)의 투구에 코뼈가 부러지면서 1개월 쉬어야 했다. 이후 타격감이 떨어지면서 상승세가 완전히 끊겼다. 시즌 막판 살짝 반등하긴 했지만, 5~6월의 기세를 찾기 어려웠다.
김 감독은 “타격감이 좋을 때부터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작년에는 공을 맞은 뒤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했다. 돌발사고라는 게 기본적으로 운이 중요하지만, 그래도 또 당하지 않도록 평소에 준비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소크라테스의 상승세는 KIA 사람들을 웃게 한다. 최형우는 소크라테스 얘기가 나오자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상 본인 홀로 이끌어온 KIA 중심타선인데, 최근 소크라테스의 덕도 본다. 분산효과라는 불분명한 얘기보다, 동료가 잘 해서 KIA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니, 최형우는 그게 좋은 듯했다.
김종국 감독도 한 시름 놓은 듯한 얼굴이었다. 사실 구위형으로 뽑은 외국인투수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가 생각보다 위력이 엄청나지 않아 고민이 있다. 이런 상황서 소크라테스라도 제 몫을 톡톡히 해주니, 올해 외국인농사도 최악은 면했다.
중요한 건 장기레이스에서의 꾸준함이다. 소크라테스도 지금의 아주 뜨거운 감각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작년에는 부상이라는 악재가 있었다. 올해는 진짜로 풀타임을 소화한다면 자체적으로 조정능력을 어느 정도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일단 지금까지의 퍼포먼스로는, 올해 KBO리그 외국인타자 NO.1이다. KIA 팬들의 더위를 확실하게 날릴 정도의 시원한 활약이다.
[소크라테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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