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투수가 흔들려도 호랑이는 웃는다, 신인왕과 그 후계자 있으매

박상경 2023. 6. 1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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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간 KIA 타이거즈의 투수사.

그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를 기대하는 KIA 뿐만 아니라 양현종 스스로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4월 한 달간 4차례 등판에서 1승(2패)에 그쳤던 이의리는 5월 첫 등판에서도 4이닝 2실점 패전 투수가 되면서 우려를 자아냈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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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IA 양현종 앤더슨 이의리 윤영철이 선발투수 메디나의 불펜피칭을 함께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4.04/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최근 10년 간 KIA 타이거즈의 투수사.

양현종(35)이라는 이름 석 자를 빼놓을 수 없다. 그가 걸어온 길이 곧 타이거즈, KBO리그의 역사였다. 2009년 V10의 순간 찬란하게 떠오른 빛, 2017년 V11은 클라이맥스였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다 승리 및 최다 이닝, 최다 탈삼진, 최다 선발 등판 기록 뿐만 아니라 KBO리그 통산 최다승 2위, 최다 이닝 3위, 최다 탈삼진 2위 기록 모두 현재진행형이다. '대투수', '기록의 사나이'란 수식어가 낯설지 않다.

그런데 양현종은 최근 크게 흔들렸다. 1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이닝 9실점에 이어 7일 광주 SSG전에선 4⅓이닝 7실점 했다. 프로 데뷔 첫 두 경기 연속 7자책. 그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를 기대하는 KIA 뿐만 아니라 양현종 스스로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 속에서도 희망은 피어오르고 있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눈에 띄는 KIA다.

2023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KIA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04/

'신인왕' 이의리(21)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4월 한 달간 4차례 등판에서 1승(2패)에 그쳤던 이의리는 5월 첫 등판에서도 4이닝 2실점 패전 투수가 되면서 우려를 자아냈다. 그러나 5월 19일 광주 키움전 7이닝 1실점 승리를 터닝포인트 삼아 최근 4연승 중이다. 흔들리던 제구가 차츰 안정을 찾기 시작하면서 위력적인 구위와 더불어 탈삼진 능력도 발휘되고 있다. 10일 잠실 두산전에선 3연패를 끊은 이튿날 등판, 상대 타선을 QS 피칭으로 막아내면서 연승 교두보 역할을 해냈다.

'루키' 윤영철(19)의 투구 역시 돋보인다. 2021년 이의리처럼 데뷔 시즌 선발 로테이션 낙점을 받을 때만 해도 느린 구속과 경험 부족 등 갖가지 물음표가 뒤따랐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6일 광주 SSG전에선 비록 패전 투수가 됐으나 7이닝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
입술 꽉! 힘차게 투구하는 KIA 선발 윤영철.

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치면서 완벽하게 선발 역할에 적응했음을 증명했다.

양현종의 짐을 덜어줄 토종 선발 확보가 절실했던 KIA, 이제 그 고민은 어느 정도 풀린 듯 하다. 향후 10년 이상 마운드를 책임질 젊은 투수들이 무럭무럭 성장하며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보기 드문 대투수의 흔들림에도 KIA가 미소 지을 수 있는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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