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스타일이라고? 없어서 못 파는 장화있다는데 [방영덕의 디테일]
저는 당연히 아이들 장화일 줄 알고 사라고 했건만, 본인의 것이랍니다. 서른 중반을 달리고 있는 워킹맘의 마음까지 훔친 신발. 요즘 2030세대 사이 장화가 방수를 위한 기능성 제품을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가 주룩주룩 오는 날 맨발에 가죽 샌들이라도 신었다가 온 발바닥이 가죽 색깔로 물들었거나 옷에 흙탕물이 흠뻑 튀어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장화가 꼭 필요하다고요.
통상 7~8월 장마철에 판매가 집중된 장화가 올해는 이미 5월부터 준비된 물량이 동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매출은 수십배 뛰고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빠르게 팔려 나가고 있는데요.
같은 기간 무신사와 지그재그의 장화 매출 역시 각각 16배, 26배 가량 급등했습니다. 여름철 성수기 전 쏟아내는 물량 공세에, 이를 뒷받침해주는 수요가 있다보니 가능한 실적입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여름 장화의 시장 규모는 700~800억대에 이를 전망입니다. 해외 명품 제품부터 중저가 브랜드까지 가격대는 다양해졌고요. 무릎까지 오는 미들 기장부터 발목을 덮는 숏 기장 등 디자인 역시 예년에 비해 한층 다채로워지고 있습니다.
한 동안 시들했던 장화의 인기가 최근 되살아 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2013년 이후 거의 10년만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얘기하더라고요.
우선 최근 몇 년 새 체감하는 장마 기간이 길어지면서 ‘장마 마케팅’이 통했다는 분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독 긴 장마 기간이 예상되면서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기획전을 준비해 장마 용품을 소개하고 있다”며 “꼭 날씨가 변덕스러운 장마 시즌 뿐 아니라 비가오지 않아도 스타일리시하게 연출 가능한 패션 아이템으로 장화 등이 각광받는 모습이다”고 말했습니다.
명품 브랜드들이 장화 라인을 강화하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구매력이 폭발하며 관련 시장을 키운 영향도 거론됩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에서 내놓은 장화는 한 켤레에 2~300만원대에 달합니다. 하지만 국내외 유명 연예인들이 신으며 명품 신발의 또 다른 장르를 열고 있습니다.
여기에 후발 주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한 몫을 합니다. LF의 ‘바버’, ‘핏플랍’, 타입스의 ‘벤시몽’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 브랜드에서는 올해 처음 장화를 출시했는데, 이미 완판됐거나 여름 시즌이 끝나기 전 완판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헌터’는 지난달 베스트셀러 라인이 전량 품절됐고요. 신상품 역시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소비자들 사이 사고 싶어도 없어서 못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락피쉬 웨더웨어’ 역시 올해 장화 물량을 대폭 확대한 가운데 일부 라인들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습니다.
왕실에서 뿐 아니라 영국을 대표하는 모델 케이트 모스가 헌터를 신고 락페스티벌에 등장, 대중들에게 더 널리 알린 계기가 됐습니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브랜드 스토리가 알려지며 돌풍을 더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이미 품질이 검증된 장화 브랜드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이라며 “장화를 비롯해 우비, 우산까지 아예 웨더웨어(날씨 의류) 장르가 새롭게 문이 열린 느낌이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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