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야구단 투수 조부겸, LG 트윈스 합류했다

배팅볼 투수로 1군에 합류, 최수빈에 이어 프로 진출 2호

이동규, 정윤환과 함께 한 조부겸(사진 맨 우측). 최근 그는 LG 트윈스에 합류했다. 사진ⓒ김현희 기자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야구 미생들의 프로무대 도전을 그린 KBS 다큐멘터리, '청춘야구단 : 아직은 낫아웃'이 종영된지 1년이 지났다.

이에 본지에서는 당시 방송에 출연했던 선수들의 근황을 전한 바 있다. 대부분 독립리그로 돌아가 꿈을 이어갔지만, 적지 않은 선수들은 시즌이 끝나자 은퇴를 선언하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내야수 최수빈이 KIA에 입단, 청춘야구단 1호 프로 진출 선수로 기록됐다. 이후 프로 입단 관련 소식은 아직 들려오고 있지 않다.

그런데 지난 10일, 본지에 직접 연락을 취해 온 이가 있었다. '공이 무서운 투수'로 소개됐던 좌완 조부겸이 그 주인공이었다. 장안고 시절, '조상훈'이라는 이름으로 마운드에 등판, 박찬혁(키움) 등 당대 최고의 타자들이 모인 북일고 타선을 상대로 4이닝 노히트 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5회에 들어서자 상대 타자가 친 타구에 머리를 맞으면서 공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남들의 몇 배 되는 노력을 했다.

여기까지가 당시 방송에도 소개됐던 조부겸의 파란만장했던 야구 인생 스토리였다. 방송을 통해서도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던 조부겸은 프로 2군과의 경기에서 유일한 승리이기도 한 삼성전에서 승리 투수로 기록되기도 했다. 당시 합류한 선수들 중 가장 젊은 군필 선수였다는 점도 그의 발전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소가 됐다.

다만, 공개 트라이아웃에서 그 어떤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한데다 시즌 이후에도 별다른 소식이 전달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젊기에 1년 더 도전해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난 5월 조부겸은 독립리그에서 퇴단하여 다른 일을 알아보고 있다는 근황을 전달했다. 젊은 나이이기에 패기를 앞세워 1년 더 도전하겠다는 결심도 현실 앞에서는 꺾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이 들 때 즈음, 조부겸이 희소식을 전달했다.

"저 LG 트윈스에 들어갔습니다."

이것이 조부겸의 첫 마디였다. 다만, 선수로서라기 보다는 '직원' 개념으로 입사한 것이다. 1군 베팅볼 투수가 그의 보직이었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꼭 필요하지만, 대표적인 3D 직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스스로 찾아가는 이들도 있다. 그만큼 야구에 절실하면서도 절박하기 때문이다.

확률이 적기는 하지만, 배팅볼 투수로 시작하여 뜻밖의 기회를 얻는 경우도 있다. 송유석, 김상진, 한용덕 등 한때 프로야구를 수놓았던 스타 플레이어들도 사실은 배팅볼 투수로 시작을 했다. 2군이 아닌 1군 배팅볼 투수로 합류한 부분도 눈에 띄는 부분. 선수 보는 눈이 남다른 염경엽 감독에 눈에 띄지 말라는 법도 없다. 어렵게 기회를 얻은 만큼, 남은 것은 후회 없이 일을 해 보는 것이다.

"잠실 야구장 오면 연락주십시오. 못 다 한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배팅볼 투수라고는 하지만,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된 그의 미래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