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위해 24만평 땅 산 부부의 최후[이현정의 현실 시네마]

2023. 6. 1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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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난 농사가 좋아. 거짓, 편법, 속임수가 없거든."

귀농을 부른다는 국내 영화가 있습니다.

24만평에 달하는 땅을 마련해 귀농한 부부가 현실에 있습니다.

체스터 부부는 앨런만 믿고 대대적인 땅 살리기에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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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그래도 난 농사가 좋아. 거짓, 편법, 속임수가 없거든.”

귀농을 부른다는 국내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리틀 포레스트’입니다.

2018년작 ‘리틀 포레스트’는 제철 음식의 먹방과 자연미 담아 ‘힐링 영화’, ‘귀농 영화’라는 별명을 얻었죠.

영화의 백미는 ‘먹방’입니다. 혜원(김태리)이 농사지은 갖가지 제철 재료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장면은 침샘을 자극할 정도입니다.

귀농한 삶은 정말 ‘리틀 포레스트’처럼 평화로울까요?

24만평에 달하는 땅을 마련해 귀농한 부부가 현실에 있습니다.

[엣나인필름 제공]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 거주하던 존 체스터 부부. 이들은 우연히 안락사 위기에 처한 유기견 토드를 집에 데려와 약속합니다. 마지막까지 토드와 평생 함께 하기로.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과거 학대 영향으로 분리 불안을 앓던 토드는 쉴 새 없이 짖었고, 이 때문에 아파트 내 민원이 들끓었습니다. 결국 체스터 부부는 집주인으로부터 퇴거 조치를 당합니다.

이들은 퇴거 조치에 당황하기보다 토드와 함께 맘 속 한켠에 품었던 꿈을 실현하기로 합니다. 바로 귀농입니다.

[엣나인필름 제공]

곧장 황무지 24만평을 매입한 체스터 부부. 식물 하나 자라지 않는 죽은 땅을 살리기 위해 이들은 특별한 농업 전문가인 앨런을 영입합니다. 자연주의를 고집하는 앨런은 생태계가 순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자연은 스스로 살아간다고 강조합니다. 특정 작물이나 동물만 기르기 보단 다양한 동식물을 아울러야 생태계의 순환이 가능하다는 뜻이죠.

체스터 부부는 앨런만 믿고 대대적인 땅 살리기에 나섭니다.

황무지에서 잠들어 있었던 옛 관개 연못을 복원하고, 대규모 지렁이 사육 시설을 지어 퇴비 조성에 나섭니다. 작물도 200여 가지를 심습니다. 1년치 예산을 6개월에 만에 써버리죠.

[엣나인필름 제공]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닙니다. 고품질의 퇴비를 만들기 위해 오리, 닭, 황소, 염소, 목축견, 돼지 등 온갖 동물들을 데려와 키웁니다.

대규모 과수원도 만듭니다. 과수원에 심은 과일만 75종, 나무만 1만 그루. '과일 바구니'란 별명이 붙을 정도죠.

농장은 실제로 잘 돌아가는 듯 보였습니다. 동물들 덕분에 퇴비가 만들어지고, 심어 놓은 작물과 과일도 잘 자랐죠.

[엣나인필름 제공]

그런데 뭔가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이애나들이 야밤에 오리와 닭들을 습격하고, 새끼 17마리를 낳은 암퇘지 엠마는 유선염에 걸려 골골 앓기 시작합니다.

농약을 쓰지 않는 탓에 과일나무엔 진딧물이, 작물 잎엔 달팽이들이 들끓습니다. 다 키운 과일은 닭들의 모이로만 쓰일 정도죠. 연못엔 조류가, 주변엔 산불이 발생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앨런은 암을 투병하다 숨을 거둡니다. 앨런은 투병 사실을 숨긴 채 체스터 부부의 농장 사업을 도왔던 것이었습니다.

앨런이 떠난 상황에서 갖가지 문제가 발생하자 체스터 부부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자연주의 농장은 정말 현실적인 것인가.

[엣나인필름 제공]

이 이야기는 오는 14일 개봉하는 다큐 영화 ‘위대한 작은 농장’의 일부입니다.

에미상 5관왕의 25년차 베테랑 감독인 체스터가 8년 간의 귀농 생활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이 영화는 생태계 순환의 소중함과 동식물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았다는 평과 함께 토론토 국제영화제, 선댄스 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의 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농장 운영과 영화 촬영을 동시에 하는 것은 “인생에서 저지른 일 중 가장 미친 짓이었다”는 체스터. 그는 영화와 관련해 “자연의 복잡함 속에서 발견하는 무한한 가능성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의 해답을 품고 있을 때가 많다”고 말합니다.

체스터 부부는 과연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귀농의 삶을 후회하진 않을까요?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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