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표정 처음이야

한겨레21 2023. 6. 1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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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을 때마다 '나에게 이런 표정이 있다니'라는 놀라움과 '아직 부족하구나' 하는 배움을 동시에 느껴요." 독립영화 <성적표의 김민영> 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윤아정(20) 배우가 말한다.

프로필 사진은 얼굴이나 상반신을 가까이 찍는 클로즈업 촬영이 많다.

아무리 사진 찍히는 자세를 상세히 설명해도 모델이 어색하게 굳어 있으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

처음에 어색하던 분위기도 사진가와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보면 웃음도 나오고 긴장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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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퀘어]‘프로필 전형’은 배우의 서류 전형, 사진가와 교감하며 프로필 사진 찍는 모델과 배우들
광고모델 진리(활동명)가 2022년 12월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프로필 사진을 찍으며 미소 짓고 있다. 광고사진 작업 경험이 있는 진리는 먼저 소품이나 포즈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찍은 프로필 사진은 오디션에 제출하거나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꾸미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사진 찍을 때마다 ‘나에게 이런 표정이 있다니’라는 놀라움과 ‘아직 부족하구나’ 하는 배움을 동시에 느껴요.” 독립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윤아정(20) 배우가 말한다.

배우 오디션은 경쟁률이 치열하다. 작품에 따라 많게는 1500 대 1까지 하는 경쟁률을 뚫어야 심사위원을 ‘대면할 기회’를 얻는다. 먼저 ‘프로필 전형’을 통과해야 한다. 배우의 서류 전형인 셈이다. 배역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연령대나 이미지가 비슷한 지원자 사이에서 눈에 띄려면 무엇보다 첫인상이 중요하다. 배우지망생이 자신을 드러내는 프로필 사진에 공들이는 이유다.

윤씨 같은 20대 초반 배우는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프로필 사진을 바꾼다. 시간이 지날수록 얼굴의 이미지나 풍기는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많이 촬영할수록 자신에게 어울리는 화장법, 매력이 잘 드러나는 표정 등을 알아간다. 배우지망생에게 프로필 촬영은 공부의 시간이다.

프로필 사진을 찍는 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일은 카메라 앞에서 얼굴과 몸이 굳지 않게 하는 것이다. 프로필 사진은 얼굴이나 상반신을 가까이 찍는 클로즈업 촬영이 많다. 어색한 표정과 자세는 금방 티가 나기 마련이다. 사진가가 사진 찍히는 이와의 대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리 사진 찍히는 자세를 상세히 설명해도 모델이 어색하게 굳어 있으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기분은 어떤지, 어떤 모습으로 나오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운지 등을 묻는다.

처음에 어색하던 분위기도 사진가와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보면 웃음도 나오고 긴장이 풀린다. 사진가는 자연스러운 순간 속에서 모델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 장면을 잡아낸다. 모델은 모니터에 뜨는 자기 사진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점점 자신감이 붙는다. 결국 모델과 사진가의 교감이 좋은 사진을 만든다.

프랑스에서 온 모델 겸 배우 미호키(활동명)는 그동안의 ‘비행기 안 타고 세계 여행’이란 이색적인 목표를 잠시 멈추고 한국에 눌러앉았다. 이제까지 약 36개 나라를 여행한 그는 한국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모델과 배우 일을 이어나가고 싶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타지에서 일을 구하려고 무작정 모델업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메시지를 보내거나 기획사에 전자우편을 보냈다. 하지만 대화창엔 ‘읽지 않음’ 알림뿐이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미호키는 스튜디오로 향한다. 카메라 앞에서 스스럼없이 웃어젖히는 그는 프로필 사진 작업이 ‘(모델과 사진가 사이의) 장난스러운 게임’ 같다고 말한다. 이번 게임은 그에게 새로운 꿈을 여는 열쇠가 되어줄까.

정다빈 사진가(오른쪽)가 2023년 5월16일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미호키의 프로필 사진을 찍고 있다. 모델은 사진가 오른쪽 모니터에서 찍은 사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윤진 사진가 제공
최근 유명 화장품 모델과 콘택트렌즈 모델로 활약하는 혜미씨. 인스타그램에서 6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가진 인플루언서다.
프랑스에서 온 배우 겸 모델 미호키.
댄스 크루 ‘하와이안 펀치’의 멤버 최인경씨. 이들은 자메이카 대중음악의 한 장르인 ‘댄스홀’을 주 무기로 활동한다.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는 김지현씨. 프로필 사진 촬영이 처음이라 수줍어했지만 갈수록 자연스러워졌다.
방송연예과에 재학 중인 김준씨. 자신의 얼굴 중 눈을 가장 매력적인 부위로 꼽았다.
독립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의 주연배우 윤아정씨.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며 연기활동도 하고 있다.
현대무용을 전공한 박은영씨. 졸업과 생일을 기념해 자신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로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댄스 크루 ‘하와이안 펀치’의 막내 예슬. 팀에서 가장 어린 23살이지만 프로다운 강렬한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글 정다빈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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