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21년차→아직도 캠프가 ‘설렌다’...진짜 ‘야구에 미친’ 이 남자 [SS시선집중]

김동영 2023. 6. 1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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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노경은. 문학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캠프 앞두면 설레죠.”

야구에 ‘미친’ 남자가 여기 있다. 프로 21년차, 한국 나이로 40살이다. 그런데 아직도 스프링캠프가 설렌다고 한다. 자신을 두고 ‘1년살이’라 했다. SSG 노경은(39)이다.

노경은은 10일 현재 28경기 30이닝, 4승 1패 15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1.50을 찍고 있다. 리그 최고의 셋업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리그 홀드 1위다. 고효준과 함께 ‘큰형님 필승조’로 군림하고 있다.

은퇴 위기까지 몰렸던 선수다. 2018시즌 후 FA를 선언했으나 ‘미아’가 되고 말았다. 2019년을 통째로 날렸다. 2019년 11월 롯데와 FA 계약을 맺으면서 2020시즌 복귀했다.

2021시즌을 마친 후 롯데에서 방출됐고, SSG가 노경은을 영입했다. 김원형 감독이 원했다. ‘최고의 선택’이 됐다. 2022시즌 41경기 79.2이닝, 12승 5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5를 찍었다.

전반기 선발로 8경기에 나서 5승, 평균자책점 3.95를 만들었고, 후반기는 불펜에서 33경기에 나서 7승 2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72를 찍었다. SSG 통합우승의 주역이 됐다.

SSG 포수 김민식(왼쪽)과 노경은. 문학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올해도 불펜에서 호투 행진을 선보이는 중이다. 빡빡한 경기가 계속되면서 등판도 잦다. 그러나 지키고, 또 지킨다. 마무리 서진용 앞에 강철 다리를 놓고 있다.

노경은은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하나도 없다. 접전에서 나간다고 하지만, 오히려 무뎌진 것 같다. 1점 차가 됐든, 다른 상황이 됐든, (김)민식이 사인 보고 그냥 보고 던진다.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며 웃었다.

이어 “관리를 위해 비타민을 꼭 챙겨 먹는다. 비타민C를 무조건 먹는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비타민이나, 오메가3 같은 영양제를 선수들 챙겨 먹으라고 풀어놓는다. 신경을 써주니까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원형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믿어주셔서 가능한 일 아니겠나. 큰 동기부여가 된다. 감독님께서 전부터 나를 영입하려고 추진하셨다. 결국 영입이 됐다. 잘하는 것은 바라지 않으셨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운동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하셨다. 마흔이지만, 난 아직 배우고 있다. 감독님과 투수코치님께 매 상황 배우고 있다. 내가 선참이지만, 보고 배울 것이 많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SSG 노경은. 인천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은퇴해도 이상할 나이는 아니지만, 몇 년 더 뛰는 것은 너끈해 보인다. 포심 평균 구속이 시속 145㎞ 수준이다. 투심-포크볼-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 등 구종도 다양하다. 제구도 된다. 공부도 계속하고 있다.

노경은은 “시속 140㎞ 초반만 던지면 계속한다고 생각한다. 아픈 곳도 없다. 후배들에게 자신 있는 모습 보여주고 싶다. 피칭 메커니즘도 후배들과 같이 연구하고, 공부하고 있다. 후배들과 소통을 많이 하고 있다. 뒤늦게 깨달은 것이 있어서 그렇다. 공유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가 수렁에서 노경은을 건졌다. “어릴 때는 야구를 진짜 몰랐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다. 이제는 ‘자기반성’ 시간이 정말 많다. 어릴 때는 멋모르고 했다”고 짚었다.

이어 “최향남 선배가 ‘야구를 알 때 되니까 은퇴할 때가 됐다’고 했다. 나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은퇴하지 않고, 한 번 더 올라서고 싶었다.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살다 보니까 이런 날도 있다”며 웃었다.

끝으로 노경은은 “이제 야구를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루가 소중하다. 나는 ‘1년살이’라 생각한다. 1년, 1년 시즌을 치르고, 시즌 끝나면 다시 운동한다. 그렇게 시간이 간다. 스프링캠프 갈 생각에 설레면서 운동한다”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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